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3∼14일 아시아 순방의 마지막 행선지인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로긴은 이날 WP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EAS 정상회의를 참석하지 않고 하루 전날 필리핀을 떠난다"며 "이는 그 지역 내 미국의 지도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아시아 순방의 전반적 목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 필리핀 마닐라로 가 이튿날 미국-아세안(동남아시아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다.
하지만 14일 앙헬레스에서 열리는 EAS에는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동남아국가들과 우호 통상 조약을 맺은 뒤 2011년(2013년 제외)부터 역내 전략적 미래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이 회의에 꾸준히 참석해왔다.
로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 지역에 그렇게 오랫동안 머물기를 원하지 않았으며, (체류가 장기화하면) 짜증을 내며 예측할 수 없는 비외교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대통령 측근들이 우려했다"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그 정상회의에 관해 장시간의 토론이 있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나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의 불참 의미에 대해 그 지역에서 많은 해석을 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이 행사와 이 행사가 표방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 결여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더욱 공격적이고 팽창적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미국이 여전히 역내통합과 협력을 강화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줄 기회도 놓치게 됐다"고 로긴은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