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24일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조폐공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는 수출입은행의 '다스 특혜지원' 의혹과 조선업 구조조정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수출입은행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 의혹 논란이 제기되는 다스를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선정하고 대출을 늘려주는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며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야당은 이에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김정우 의원이 다스를 겨냥한 공격의 선봉에 섰다.
박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히든 챔피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43개 업체를 상대로 모두 12차례의 정량평가를 한 결과 다스가 꼴찌를 했다. (그런데) 이후 35개 회사를 추리는 3차 정성평가에서 다스가 35위로 채택됐다"며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어 "수은이 다스의 해외 현지법인에 신용대출을 해주면서 다스에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해외법인 대표가 누구로 돼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가 다스의 해외법인 여러 곳의 대표로 선임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염두에 둔 질의였다.
김정우 의원도 "2010년 수출입은행이 히든 챔피언을 선정할 때 심사보고서를 보면 '다스 최대주주인 이상은과 김재정이 각각 이명박 대통령의 형과 처남'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심사를 하는데 영향을 안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이에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 "수출입은행은 2004년 다스에 60억 원 수준의 담보 대출 지원을 했을 때 금리가 4%였는데, MB(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신용대출로 바뀌었는데도 금리는 4%로 같았다"며 "담보와 신용에 따라 대출 리스크가 다른데 이자율이 같은 것과 관련해 분명한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지식경제부 장관이 수출입은행에 해외 자원펀드에 협조해달라는 강압적인 공문을 보냈고, 수출입은행은 어쩔 수 없이 자원 1호·2호 펀드에 돈을 댔다"며 "두 펀드는 손실이 났는데 자원을 모르는 수출입은행이 왜 끌려갔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에 질의를 집중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응책을 질타하는 분위기였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 구조조정과 관련해 지난번 추경을 하면서 지원을 했는데, 올해 3월에도 또 지원했다"며 "굉장한 부실 덩어리 같은데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큰 가르마를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현재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보고서에서도 나왔듯이 과감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해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이 국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잘라내는 과감한 결단을 해야 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도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은 스스로 제시한 저가수주 방지 원칙을 무시했고, 과거 저가수주에 따른 (조선업계) 경영정상화의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바뀌어도 조선업 구조조정에 손을 놓고 있는데 관련 부처는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을 두고 "성동조선은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한국당 최교일 의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국민의당 이언주 의원)는 등의 지적도 이어졌다.
이날 국감에선 수출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영위기, 국제원산지정보원의 직원채용 비리 의혹, 수의계약에 따른 조폐공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두고서도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