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4시간 공개한다"…매주 월요일 주간단위

입력 2017-10-23 10:17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을 일주일 단위로 사후 공개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부터 대통령 공약사항인 대통령 일정 공개가 시행된다"며 "지난 일주일간 있었던, 공무와 관련한 대통령 일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10월 첫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문 대통령의 공식업무 중 비공개 일정이 공개됐다.

청와대는 "대통령 일정 공개의 구체적 방침이 확립되기 전인 지난 9월까지 비공개 일정은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너그러이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통령 일정 공개는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1월 좌담회에서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해 대통령의 일과가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공약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이 정확하지 않다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이 일면서 대통령의 일정이 국민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의 24시간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며 "공공재이기 때문에 공개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청와대 홈페이지에 며칠간 일정을 공개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업데이트가 안 되면서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정 공개에 따른 위험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통령의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이행할지 논의가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런 점을 고려해 대통령 보고 주체 등을 '비서실', '내각' 정도로 표현해 공개하기로 했다.

국가안보실이나 국정원 등으로부터 민감한 주제의 보고를 받는 일정을 굳이 구체적으로 알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통령 일정 사후공개 관행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미국, 일본처럼 더욱 자세하게 일정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분 단위로 일정을 공개했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주말에 이발소에 방문한 일정까지 공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