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수해지역서 '망리단길' 거듭난 망원동 찬가 나왔다

입력 2017-10-21 21:23


시장엔 아침부터 활기찬 목소리 흥정하는 소리꾼. 누구나 알뜰함을 겨누면서 풍요를 나눠주는 곳."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시끌벅적한 활기 등 망원동 풍경을 그린 가곡 '망원동 길' 가사의 한 대목이다.

공연기획사 '네오아르떼' 대표인 바리톤 윤혁진 씨는 2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서울에서 물가가 싸기로 소문 난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을 보유한 정겨운 동네의 특성을 살려 찬사를 쓴 것"이라며 "동(洞)을 주제로 한 노래는 아마 국내에서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노래는 망원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네오아르떼에 음악회 주관을 의뢰하면서 만들어졌다. 윤 대표는 "이미 알려진 노래들로만 음악회를 꾸리기보다는 망원동을 주제로 한 노래가 있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직접 동네를 수차례 답사하면서 노래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망원동 역사를 파악해보니 30여 년 전 '망원동 수해 주민소송 사건'이 윤 대표에게 와 닿았다고 한다. 1984년 집중호우로 망원동 일대가 물에 잠기자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나선 끝에 6년 만인 1990년 승소가 확정된 사건이다.

윤 대표는 "망원동은 과거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오명을 썼고 주민들은 잘못한 것 없이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용감하게 맞서서 우리나라 사법사상 최초로 주민 집단소송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거뒀다"며 "그 열매로 지금은 재해예방사업이 잘 돼 있어 살기 좋은 동네가 됐다"고 말했다.

이 노래가 역경을 딛고 발전을 이룬 망원동 주민에게 보내는 '찬사'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망원동은 수해에 시달리던 과거와 비교하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 모습은 "아침에 정자 위에 오르면 발아래 산과 같이 떠 있어 감사한 마음 들어 공기를 가르듯 퍼져가는 이곳", "시원한 한강변 파아란 하늘 하얀 구름 품으니 지나간 기억들이 오롯이 아물며 사라지는 곳" 등의 가사로 표현됐다.

김광자 작곡가가 작곡하고 네오아르떼 송우진 예술감독이 작사한 이 곡은 오는 26일 망원2동 동교초등학교에서 열리는 '망Two 음악회'에서 테너 최승원, 소프라노 박성희, 뮤지컬배우 김현국의 3중창으로 초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