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오징어는 금(金)징어"…한 마리에 얼마?

입력 2017-10-21 11:42


"오징어가 아니라 금(金)징어 입니다."

울릉도 근해에서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오징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북한 수역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회유성 어종인 오징어를 중국어선들이 길목에서 조업하며 '싹쓸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체 어업 90%를 오징어잡이에 의존하는 울릉 주민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20일 울릉군에 따르면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울릉도 근해에서 잡아 위판한 오징어는 한해 8천t, 많게는 1만t이 넘었다.

그러나 온난화에 따른 어장 변화와 중국어선의 무차별 남획으로 2003년 7천323t으로 줄더니 지난해(985t)까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예전에는 성어기에 200여 척이 바다로 나갔지만, 올해는 10∼20척 정도만 출어한다. 만선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

어획량이 급감하자 오징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18일 울릉도 오징어위판장 경매에서 20마리가 든 한 상자가 9만원 선에 낙찰됐다. 17일 6만5천∼7만원 선에 거래하던 것이 하루 만에 3만원 가까이 올랐다.

울릉군 관계자는 "2015년에는 상자당 2만∼3만원대에 거래됐는데 2년 만에 2∼3배가 올랐다"며 "이대로 가면 서민 식탁에서 오징어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포항 죽도시장에서는 올해 초 4천∼5천원이던 오징어 1마리 값이 최근 7천∼8천원으로 올랐다. 흔하던 오징어가 1만원에 2마리도 살 수 없을 만큼 귀한 몸이 됐다.

어민 김모(50)씨는 "오징어 가격이 치솟으면 잡는 어민이나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본다"며 "정부 차원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막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