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가 이름보다 더 유명한 배우들

입력 2017-10-22 08:21


어떤 배우는 작품 하나로 무명에서 탈출하기도 하지만, 어떤 배우는 이름이 아니라 오직 배역만 유명세를 타는 경우도 있다. 그 배우가 다른 작품에 나오더라도, 그 배우의 호칭은 유명해진 배역이다. 그를 대표하는 배우를 만나보자.

# 미와



2002년부터 방영했던 드라마 <야인시대>는 시청률 40%를 넘어가고 OST도 큰 성공을 거두는 등 최고의 드라마였습니다. <야인시대>에는 주인공 김두한도 있지만, 늘 그 무리를 괴롭히던 일본 순사 '미와'가 있었다. 미와 역을 맡은 배우 이재용의 연기 덕이 컸다. <야인시대> 이후 수많은 작품을 찍었지만, 아마 아직도 '이재용'이라는 이름보다 미와라고 부르는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 시라소니



드라마 <야인시대>에는 미와 외에도 여전히 배역으로 불리는 배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최고의 싸움꾼 시라소니. 특유의 북한 말투 덕에 더 큰 주목을 받았던 캐릭터였다. 시라소니는 배우 조상구가 연기했다. 그 역시 이후에 여러 작품에서 다른 배역을 연기했지만, 그의 뒤에는 늘 시라소니가 자리잡고 있다. 좋은 면도 있지만, 아무래도 '시라소니'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감도 물론 있을 거다.

# 삼촌



영화 <타짜>의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 이제는 사진만 봐도 음성지원은 물론 그 뒤의 대사까지 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다. 수십 번도 더 봤지만 이 배우의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다. 우리에겐 '타짜 삼촌'으로 더 유명하다.

타짜 삼촌을 연기한 배우는 배우 권태원이다. <타짜>뿐 아니라 수많은 영화의 씬 스틸러로 활약했다. 영화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4170 target=_blank>신세계>에서도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살려는 드릴게' 씬에서도 등장한다.

# 향숙이



최고의 한국 영화 중 하나인 <살인의 추억>. 실제 일어난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배우 송강호와 김상경, 그리고 박해일의 혀를 내두르는 연기가 압권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백광호'라는 어마어마한 씬 스틸러 캐릭터가 존재한다. '향숙이? 향숙이 예뻤다'는 당시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소재로 쓰일 정도였다.

백광호를 연기한 배우 박노식은 '원래 저런 사람을 데려다 쓴 게 아닌가'싶을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게 얼마나 강렬했는지 그는 아직도 '백광호', 혹은 '향숙이'다.

# 햄버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는 배우 권상우를 S급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풋풋한 모습의 한가인과 이정진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이 영화 속에는 야한 만화책을 팔던 '햄버거'라는 감초가 있다. 영화 속에서는 사실 '햄버거'보다는 '햄벅'으로 많이 불리는 배역이다.

누구보다 햄버거 같았던 배우 박효준은 가끔 예능에도 얼굴을 비춘다. 의외의 진중하고 무게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그는 과거 <무한도전>에 나왔을 때도 햄버거였다. 최근에는 각종 행사의 출장 MC로 활약 중이라는데, 작품에서 보기 힘든 게 아쉽다.

# 궁예



한국 최고의 대하사극 <태조왕건>은 주인공 왕건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한 캐릭터가 있다. 왕건을 등용했던 궁예는 '옴마니 반메홈'이나 '미륵이니라' 같은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소름 돋는 궁예 그 자체였던 배우 김영철은 개그맨 김영철과 같은 이름 때문에 오랫동안 '궁예'였다. 영화 <달콤한 인생>이나 드라마 아이리스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5150 target=_blank>백산> 같은 굵직한 배역을 맡으며 이전보다는 '김영철'이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건 그래도 궁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