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무효소송 결과에 '신중 모드'…"법원 판결 존중"

입력 2017-10-19 18:44


법원이 19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1심 판결을 내놓은 것과 관련, 삼성 측은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합병 목적이 부당하지도 않고 위법하지도 않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으나 현재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과도 연계된 사안이어서 섣부른 대응을 피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삼성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재판 결과에 대해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 외에는 밝힐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법원의 합병무효 청구 기각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가 읽힌다.

합병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원고 측 손을 들어줬을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단 합병 자체는 정당한 절차였음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1심 재판의 최후 진술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국민연금 손실 의혹에 대한 억울함을 가장 강조한 터여서 그로서는 이날 법원 결정의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쳤다는 일각의 비난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2심 판결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삼성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에서도 법원은 삼성물산 합병 등 개별적 현안에 대해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오늘 판결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라면서 "어쨌든 삼성으로서는 한숨을 돌리게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