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은 18일 개막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집중 조명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향후 행보와 중국 정가 권력 재편에 대한 전망·분석을 쏟아냈다.
외국 주요 매체들은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1인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2022년까지로 예정된 집권 2기 너머를 바라보는 포석을 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권력 다툼을 통해 '오랜 앙코르'(Long Encore)를 위한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이번 당대회의 성격을 분석했다.
신문은 시 주석의 정치적 우위를 확인함으로써 그가 국내에서는 당내 영향력 다지기에, 해외에서는 실력 행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SJ은 '2022년에는 과연 권좌에서 내려올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며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의 정치적 지위가 덩샤오핑(鄧小平)이나 마오쩌둥(毛澤東)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이번 당대회가 현재 64세인 시 주석이 두 번째 임기 이후에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 주석이 2022년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산당 주석과 같은 새 지위를 부여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랜 기간 중국 지도부의 전략을 분석해 온 존스홉킨스대의 데이비드 램턴은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19차 당대회는 시 주석의 집권 2기를 위한 제도적 이행이라기보다는 마치 (황제의) 대관식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방송 CNN은 이번 당대회를 중국판 '왕좌의 게임'이라고 표현하면서, 69세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검사위원회 서기의 퇴임 여부에 주목했다.
왕 서기의 유임이 곧 시 주석의 당 장악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볼딩 베이징대 선전 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반부패 투쟁을 이끈 왕 서기는 분명 (시 주석의) 신뢰를 받는 협력자"라며 "그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딩 교수는 상무위에 재능있는 젊은이가 진입하는지를 눈여겨볼 것이라면서 이는 시 주석이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진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CNN은 시 주석이 이번 대회를 통해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체제에서 생긴 세계의 리더십 공백을 파고드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방송은 북한의 도발도 이번 당대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제시했다.
CNN은 북한이 유일한 동맹인 중국이 주요 행사를 열 때마다 미사일 실험을 하는 등 도발을 감행한 전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볼딩 교수는 "시 주석은 (북한의) 어떤 도발도 모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기 국제평화 재단의 폴 하엔레는 "핵미사일 실험과 같은 행위는 큰 혼란을 초래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의 기반을 약화하고 중국의 이익에 직접 도전하는 일"이라며 "중국의 유일하고 진정한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