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아파트' 봇물…분양가 끌어올리기

입력 2017-10-18 17:46
<앵커>

최근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지을 때 사물인터넷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비들의 가격이 시중보다 2배 이상 높게 책정되면서 결국 분양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한 건설사의 스마트홈 서비스 홍보영상입니다.

미리 설정해 둔 기상시각에 알아서 조명이 켜지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옵니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 터치 한 번이면 각종 전자 기기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홈이 주택시장에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이 마케팅과 홍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물인터넷, IoT 기술을 활용한 건데 심지어 인공지능, AI 아파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정부가 스마트홈 인증제도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AAA 등급을 만든 점도 건설사들의 경쟁을 촉발시켰습니다.

아직까지 최고 등급을 받은 곳이 없어 건설사들은 통신사와 손잡고 스마트홈 서비스 구축에 한창입니다.

문제는 설계 단계부터 AI, IoT 기기가 빌트인 형식으로 들어가면서 분양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실제 새 아파트에 들어가는 이런 장비들의 가격은 시중에 비해 두 배 넘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A 통신사 관계자

"빌트인은 제조사도 달라질 거고 건설사가 요구하는 커스터마이징 반영해서 벽에 붙이는 걸 만들어야 해요. 애프터마켓 제품보다는 빌트인 제품이 더 비싼 경우가 많고요. (건설사가) 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할수록 비싸지죠."

그나마 새로운 장비를 공급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어서 이런 게 필요없는 소비자들도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우영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아직은 스마트홈 기술이라는 게 설익었다 생각이 들고요. 주택을 건설하는 곳과 사용자와 공급하는 ICT 업체들 융합이 안 됐고, 공급 주도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결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홈으로 편리해지는 것보다 높아진 분양가만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