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자넷 옐런의 수수께끼

입력 2017-10-17 13:31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자넷 옐런의 수수께끼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시장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죠? 하긴 사상 최고치 이거 뭐 비난 미국만의 일은 아니죠? 당장 우리 시장을 비롯해 일본, 홍콩 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꾸준히 오르다 보니 자연스레 두 가지 얘기가 나옵니다. 버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예기죠.

최근에 자넷 옐런 의장도 내년에는 물가가 많이 오를 것이라고 얘기를 해서 금리 인상 늦출 수 없다는 얘기를 했죠? 아마도 12월 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이 된 것 같고 만약 자넷 옐런의 말대로 된다면 내년에도 최소한 서너 차례 혹은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내년 2월 임기인 자넷 옐런이 재임될지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만 오는 1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어있는 옐런은 아마 한 임기를 더 하고 싶을 겁니다. 완전 고용에 가까운 실업률을 달성하고도 꿈쩍도 하지 않는 물가 그리고 시중 금리를 보면서 아마 40년 넘게 배워온 경제학의 기본, 이거 뭔가 잘 못된 건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의 첫 임기를 마감하고 은퇴하기는 싫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에게 맡겨두고 말입니다.

재임기간 중 비둘기파로서의 입장을 시종일관 보여준 자넷 옐런 의장이 재임하게 된다면 또 그가 예상하는 대로 물가가 제법 올라서 금리를 올린다면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시중 금리는 따라서 올라가고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주식은 빠질까요?

여러분 혹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그가 연준 의장이던 2004년 6월부터 2006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3.75% 올리는 조치를 취했지만,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연 4.62%에서 연 4.85%로 겨우 0.2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주식시장과 부동산은 버블을 만들어 갔습니다. 우리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정작 금리를 줄기차게 내리던 그린스펀도 이유를 알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밝혀 이를 두고 월가에서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라고 불렀습니다만 이후에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막대한 외화보유액을 바탕으로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수수께끼가 풀리긴 했습니다.

결국, 마에스트로라 불린 그린스펀도 그리고 자넷 옐런도 알 수 없는 게 금리와 주식입니다. 그리고 버블의 시기입니다. 금리를 올리면 상대 투자 매력도란 측면에서 주가가 내릴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는지 경기가 금리를 올려서 잡을 정도로 좋으니 주식이 더 오를 것이라고 믿는 게 맞는지는 세월이 다 지난 다음에나 알 수 있다는 거죠.

IT버블 때 퀄컴이 2만 2000%가 올랐고 야후가 만 8천%, 아마존 이 7500%가 올랐음에도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광분했던 게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고 그에 현혹돼서 이들 주식을 사서 무려 7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사라졌지만, 그것이 버블이었다는 걸 안 지는 이들 주식이 90% 이상 바진 다음이었습니다.

수많은 학자들이 금융버블의 징후를 알아내고 제대로 된 경고를 하려고 수 세대에 걸쳐 연구를 하고 도전했지만 버블과 버블 붕괴는 또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물론 버블이 한가지 징후로만 설명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력한 징후가 뭐가 있을까를 말입니다.

그것은 역시 과도한 대출입니다. 어느 시기의 버블에도 항상 과도한 대출과 그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가 있었습니다. 지금 일부 저 신용 국가들의 국채 발행이 늘고 선진국의 정크 본드 시장이 다소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을 이 과도한 대출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개인 단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열풍이고 또 그 대출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위험자산을 사는 것에 아무 거리낌이 없는지는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대출을 받는 데 두려움을 갖고 있고 이 대출을 못 갚았을 때 이 사회로부터 낙오자라는 낙인을 겁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아이러니하게도 버블이라고 하기에는 주식을 통해 그 버블의 매혹적인 맛을 본 사람이 너무 적다는 게 이 버블에 대한 논란을 더 해야 하느냐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왠지 우리는 지금 후세가 자넷 옐런의 수수께끼라는 얘기를 할 만한 시기를 시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