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윤선, 블랙리스트 직접 개입…1심 무죄 판단 잘못"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 본격 시작…조윤선, 82일 만에 출석
조윤선에 대한 무죄 선고는 위법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7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에 직접 개입했고, 다수의 증거가 있는데도 1심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조윤선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항소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특검팀은 정관주 전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이 '조 전 수석 지시로 재미교포 신은미씨 책의 우수 도서 선정 문제를 논의했다'고 증언한 점, 강일원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의 수첩 기재 내용 등을 증거로 거론했다.
강 전 행정관 수첩에는 2014년 12월 24일 조윤선 전 수석이 "어떻게 북한에 다녀온 사람의 책을 우수도서로 선정할 수가 있느냐. 우수도서 선정위원을 잘 선정해서 신은미 같은 사람이 선정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취지로 메모 돼 있다.
김 전 실장에 대해 1심이 퇴임 후 이뤄진 배제 행위는 무죄로 본 것도 "사실과 법리를 오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 때부터 적용된 블랙리스트가 이병기 전 비서실장 때까지 그대로 적용된 만큼 전체를 하나의 죄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민간인 사찰에 해당하고 문화 예술 활동을 위축시키는 교묘한 사전 검열"이라며 "개인의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헌법 파괴 범죄"라고 비판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 사건을 주도한 점은 인정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이 역시 특검팀은 "대통령이 보수 단체 지원을 촉구한 사실, 정치 편향적인 곳에 지원되면 안 된다고 지시한 점 등은 범행과 직접 관련된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그는 재판부가 주소를 확인하자 "제가 여기(구치소) 있는 동안 내자(안 사람)가 일종의 노인 요양 시설로 옮겨서 주소를 보정했다"고 말했다.
1심에서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조윤선 전 장관은 검은 정장 차림으로 화장기 가득한 얼굴로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의 사건을 함께 심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의사를 물어 가능하면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할 계획이다.
조윤선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