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절 보고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인터뷰]

입력 2017-10-16 15:40


'진짜 사이비 교주 아니야?'는 물음을 갖게 만드는 한 배우가 있다. 최근 종영한 OCN 사이비 스릴러 드라마 '구해줘'에서 영부 백정기로 열연한 조성하가 그 주인공이다. 사이비 교주보다 더 교주 같은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했다. 영화 '황해'와 드라마 '더 케이투'에 이어 제대로 된 악역을 보여줬다. 연기 디테일, 비주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역량과 열정을 쏟아부으며 준비했다. 최근 그를 서울 모처에서 만나봤다.

Q. 기존에 없던 캐릭터였다. 어떻게 소화를 한 건가? 참고할 수 있는 인물도 없었을 텐데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A. 사이비 종단에 대한 자료 영상을 많이 보고 했다. 예배에서 집도하는 장면들이 A4 용지로 5~6장 된다. 대본 책으로는 20페이지가 된다. 그런 장면이 매회 나온다. '어떻게 집약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거의 모든 시간을 대본에 몰두해서 장면을 연구하고 그려냈다. 그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Q. 소재 자체가 어려우니까 반신반의했을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나?

A. 단순히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이비에 현실을 냉정하게만 바라봤으면 사실 너무 무거워서 못 봤을 거다. 어려운 가족과 상미라는 소녀를 정의로운 젊은 4인방이 구출해내는 이야기니까 재미도 있었을 거다. 살아있는 캐릭터의 인물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구선원에 관계된 배우들이 워낙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공포감을 전해주는 데 힘을 준 것 같다. 작가, 감독을 필두로 모든 배우와 스텝들이 완벽한 조합으로 이뤄낸 게 아닌가 싶다.



Q. 무엇보다 자칫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는 사이비 교주의 역할을 누구보다 카리스마 있게 소화해냈다. 시청자들은 조성하의 연기에 열광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충분히 빠질 수 있겠다는 걸 느꼈나?

A.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사람이 힘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힘들 때 다가와서 필요한 것을 제공해준 거는 못 뿌리친다. 우리 드라마에서도 상미네 가족이 위태롭게 시작한다. 그들도 그래서 종교에 빠졌다. 비슷하지 않을까?

Q. 연기를 했지만 '이거는 정말 이해가 안 간다' 했던 게 있었나?

A. 방언 같은 부분이 가장 힘들다. 종교인이 아니면 전혀 모르는 거다. 근거 없이 해야 하니까 내 상상력 하나로 해야 해서 힘들었다. 가장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게 제일 좋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가증스럽게 가짜를 갖고 진짜인 척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Q. '될지어다'가 '구해줘' 이후 유행어가 되었다. 그런 장면들을 찍을 때 웃음이 터지지는 않았나?

A. 조금 낯설기는 했다. 구선원에 관여되는 배우는 인사할 때 '될지어다'로 인사한다. 그게 생활이 되도록 했다. 처음에는 낯선데 그걸 안 하면 이상하더라. '할렐루야'와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된다. 요즘 SNS에 간판 글로 올려놓고 아이디로 삼는 사람도 많다. 국민 인사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웃음)

Q. 완벽한 대세 중견 배우로 올라섰다. 반응이 어떤가?

A. 지나가다 보면 나에게 기도를 받고 싶어 한다. '구해줘' 속에서 기도 받는 것처럼 사진 찍어 달라고 한다. 그런 걸 보면 기분이 좋다. 가족들도 주변 반응들이 좋다고 말을 많이 해주더라.

Q. 이번 작품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올해 계획은?

A. 이런 작품처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좋은 캐릭터를 만나는 것, 그게 나의 바람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연기를 잘했으면 좋겠다.

사진/HB,라쏨,O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