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T기업, 한국서 벌지만 세금도 사용료도 '나몰라라'

입력 2017-10-11 17:20
<앵커>

구글, 페이스북처럼 한국에 들어온 해외 IT 기업들은 국내에서 수익을 올리면서도 세금이나 인프라 이용 대가는 국내 기업만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역차별 구조가 한국 IT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글로벌 IT기업의 불공정 논쟁, 신인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해외 IT 기업인 페이스북은 국내 이동통신사의 망을 이용해 국내에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망 사용료는 제대로 내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망 사용료를 통신사에 내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국내 기업보다 데이터량이 많은 고화질의 동영상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망 사용료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들은 국내 기업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원칙도 비켜가고 있습니다.

한국에 진출한 해외 IT 기업들은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 등 유한회사 형태로 진출해 있어 정확한 매출 정보 등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구글의 앱 마켓 '구글 플레이'가 한국에서 거둔 수익은 구글 코리아가 아니라 구글 아시아퍼시픽의 매출로 잡힙니다.

수익은 한국에서 올리지만,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현행법상 과세가 어려운 점을 이용하는 겁니다.

IT업계는 해외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이 더 많은 부담을 지는 이같은 역차별 구조가 국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한성숙 네이버 대표(5월 24일)

"해외와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는 인터넷기업협회 차원에서 계속 이야기해오고 있는데 지금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12일로 예정된 국정감사가 역차별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국회는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과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사장을 소환해 조세회피와 불공정 망 사용료 문제 등을 질의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