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에이즈 감염 여고생 자퇴.. 학교는 '쉬쉬'

입력 2017-10-11 14:39
용인 에이즈 감염 여고생 학교, 경찰 신고 및 교육청 보고 안해

용인 에이즈 감염 여고생 성매수자 추적도 소득 없이 종료



용인 에이즈 감염 여고생이 재학 중인 고교가 해당 학생의 성매매한 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아 감사를 받는다.

잎서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용인의 한 고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A양(16)은 성매매 이후 갑자기 아랫배 통증을 느껴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병원 검사결과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양은 부모와 함께 학교를 방문, 자퇴신청을 했고, 이 과정에서 B고교는 A양이 성매매한 이후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고는 이 같은 사실을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급 기관인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B고교는 A양과 가족들이 지난 6월 3일 경찰에 성매매를 알선한 20대 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때까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관할 교육청에도 지난달 29일에야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선 A양이 학교에 성매매 사실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알렸는지 파악해야 한다"라며 "학교가 성매매 사실을 인지하고도 보고와 신고를 제때 하지 않은 이유 등 성범죄 사실을 축소·은폐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B고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성매매 보고 지연과 경찰 신고 누락에 대해) 할 말이 없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한편, 용인 에이즈 감염 여고생과 '조건만남'으로 성관계를 맺은 성매수자 추적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용인동부경찰서와 용인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성매매 이후 에이즈에 걸린 A(15)양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에 대한 수사를 이미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매매 사건 수사와 함께 A양에게 에이즈를 옮긴 보균자 추적에도 나선 경찰은 시점이 1년이 넘게 지나 성매매 장소인 모텔 주변 CCTV 영상이 남아 있지 않고, 스마트폰 채팅 앱에도 성매수남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지 않자 추적을 사실상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양과 주씨의 휴대전화 등 디지털 증거를 분석했지만 어떤 증거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당사자인 A양 또한 장소와 일시, 성매수 남성에 대한 특징 등을 명확히 기억하지 못해 해당 남성들을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건만남 시점과 횟수 등도 명확한 증거 없이 A양과 주씨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어서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