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CEO]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IB 역량 강화 '숙제'

입력 2017-10-11 17:14
<앵커>

오늘 톡톡CEO 에서는 신한금융투자 김형진 사장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사장은 취임한지 반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회사를 파악하고 이제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조금씩 보여줘야할 시기인데요.

경제부 방서후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방 기자, 먼저 김형진 사장과 신한금투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신한금융지주 계열인 신한금융투자의 새 수장으로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지난 3월 취임했습니다.

3년하며 신한금융투자를 이끌었던 강대석 사장의 4연임을 제지한 인물인데다, 강 사장과는 달리 은행권 출신 심지어 신한지주에서 인사와 경영전략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인자라는 말을 들었던 인물인데요.

그래서 취임당시 기대도 크고 우려감도 있었던 상황이죠.

기대가 컸던 것은 다른 지주사들의 증권사들 보다 상대적으로 지주의 지원을 잘 받지 못하는 신한금융투자가 김 사장의 취임으로 지주의 지원을 든든히 받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고요.

반면 우려는 그간 증권업계에 은행출신의 CEO들이 딱히 좋은 성적을 올린 적이 없다는 점이 과연 김 사장은 다를까? 라는 생각들을 하게 만든겁니다.

여기에는 신한금융투자의 녹록찮은 상황도 한몫 했습니다.

사실 덩치 싸움에서 국내 5대 증권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던 신한금투가 초대형IB 싸움에서 자기자본 확충에 밀리며 중위권으로 떨어진 상황이거든요.

무엇보다도 신한금투와는 경쟁 조차 되지 않던 KB증권이 KB지주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현대증권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이를 통해 KB지주는 최근 금융업계에서 신한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결국 이런 상황에 김형진 사장은 덩치싸움과 내실 다지기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함은 물론 경영자로서의 자신의 능력도 보여줘야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6개월밖에 안됐지만 김 사장의 취임 이후 성적표는 어떻습니까?

<기자>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절대평가로 한다면 A학점을 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나 늘어난 93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안에서 신한생명을 제치고 신한금투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이어 이익규모로 3위로 올라섰고요.

하지만 이를 상대평가로 하면 다른 증권사들의 성적이 워낙 화려해서 A학점을 주기가 힘들어집니다.

당장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KB지주의 계열인 KB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 증가한 1,297억원을 기록했고, 미래에셋대우도 159% 증가한 2,738억원의 이익을 올렸습니다.

더구나 증권사들의 전반적인 호질적이 올 상반기 증시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아서 신한금투의 올 상반기 실적을 김 사장의 취임 효과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그럼 신한금투가 상대적으로 다른 증권사들보다 이익 증가폭이 적었던 것은 결국 초대형IB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인가요?

<기자>

아무래도 그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전투에 나서 싸워야하는데 무기와 실탄 등이 적에 비해 차이가 많이 나는거죠.

그렇다보니 IB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전투에 뛰어들지를 못하는 겁니다.

실제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현황을 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시작으로 자기자본을 6조7천억원의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요.

자기자본이 6천억원 대에 불과했던 KB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초대형 IB 자격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 대의 대형 증권사로 거듭났습니다.

이들 증권사들은 기존에 은행만 할 수 있던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가 가능한 초대형 IB 2단계를 준비하고 최근에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초대형 IB 인가 취득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반면 신한금투는 신한지주라는 든든한 뒷배경을 두고도 아직까지 자기자본이 3조원 대에 그치면서 1단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앵커>

아니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인 신한지주가 있는데...왜 신한금투 자기자본 확충이 이렇게 지지부진 한건가요?

<기자>

업계에서는 이렇게 신한금투가 뒤쳐지게 된 배경으로 지주사 차원에서 이중레버리지비율 관리가 소홀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시 차입비중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금융감독원에서는 재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이내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이미 신한금투에 5천억원을 출자한 이후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8%까지 상승했고, 금감원 권고 기준에 육박하면서 앞으로 출자 여력은 더욱 떨어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최근 1~2년간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 매물들이 연달이 팔려나가며 현재는 중소형 증권사들만 매물로 남아 있어 M&A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도 때를 놓쳤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KB와 자꾸 비교가 되는데, KB는 되고 신한은 안 되는 결정적인 차이가 뭔가요?

<기자>

근본적으로는 인사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KB와 신한의 위치가 뒤바뀐 데에는 KB금융이 재무·전략 전문가들을 핵심 경영진으로 배치한 반면 신한은 은행 출신 인사·기획 전문가들이 포진하면서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부터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투 사장까지 은행 인사부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는데요.

이러한 출신의 차이가 경영적 판단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지주사와 계열사간 제대로 된 대처를 제때 하지 못한 겁니다.

재무통이 중심인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강화가 필요하다는 금융산업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이중레버리지비율을 넉넉하게 관리해 온 결과 KB증권을 비롯한 대규모 인수합병을 3건이나 성사시키고도 아직까지 4조원에 달하는 자회사 출자 여력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신한은 이중레버리지비율에 걸려 당장 1조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하기 힘들고,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거나 지주가 아닌 다른 3자 배정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데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형진 사장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은데요.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죠?

<기자>

지금 현재로선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자기자본 3조원 기준을 턱걸이로 통과한 만큼 이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특히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신한금투의 수익성 개선을 확인한 뒤 어떤 식으로든 자본확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김 사장은 부족한 자본력을 딛고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숙명인데요.

이를 위해 신한금투는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은행과 증권의 협업체제로 꾸려져 왔던 기업투자금융(CIB) 사업부문을 지주와 생명보험, 캐피털까지 참여시켜 GIB 사업부문으로 확대했습니다.

여기에 GIB사업부문 내에 신한금투 외에 신한은행,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 4개 계열사의 IB·리스크관리·심사 부문 임원들이 참여하는 투자협의회를 만들었는데요.

지금까지는 한 계열사에서 그룹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딜을 발굴했을 때 계열사별로 리스크평가가 이뤄지느라 투자가 지연되거나 중간에 사업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면, 투자협의회를 통해 딜 발굴 초기 단계에서부터 그룹사별 임원들이 모여 미리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서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듯 GIB부문을 강화하면서 현재 자본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신한금융이 오는 2020년에는 점유율을 14%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고요. 나아가 국내 증권사들의 초대형 IB 경쟁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아직 초대형 IB 1단계에 그치는 바람에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 등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떻게 수익을 올릴 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요. 그나마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진출 초기부터 실적이 우수한 해외 법인을 통해 글로벌 IB 경쟁력을 차별화시키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이밖에 IB 사업영역 확대 과정에서 기업금융, 우발채무, 집합투자증권 등과 관련된 위험인수가 지속되면서 자본적정성이 80% 이상 하락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도 신경써야 할 것 같고요.

또 하나의 숙제는 내부 장악, 특히 은행 출신이라는 외부의 시선을 극복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더구나 신한지주 2인자라는 말까지 듣던 김 사장이 신한계열사에서 은행과 카드에 밀리는 신한금투로 내려오면서 권력 싸움에서 내쳐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김 사장 입장에서는 은행 출신으로서 증권업계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신한금투의 성장은 물론, 신한지주를 1인자로 지켜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방서후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