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학생에 돈 받고 써주는 '에세이 공장' 수백곳

입력 2017-10-09 23:44


영국 대학교육품질을 관리하는 비영리 독립 기구가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학위를 얻는 데 필요한 에세이를 써주는 이른바 '에세이 공장'들에 대한 단속에 나선다고 BBC 등 현지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등교육품질보장기구(QCC·Quality Assurance Agency)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백 개의 에세이 공장이 학생들로부터 돈을 받고 자신의 것으로 바꿔치기할 수 있는 에세이들을 써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들 공장은 박사학위 논문에 필요한 에세이 한 개를 써주면서 수백파운드에서 많게는 6천750파운드(약 1천만원)를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에 조 존슨 교육부 차관이 이날 대학당국들이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달라고 QAA에 요청했다.

가이드라인은 대학당국들에 에세이 공장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학생들이 자기 스타일로 고쳐 쓴 에세이를 찾아내도록 하고, 부정행위 적발 시 자격 박탈을 확실시하며, 글쓰기와 학습법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도록 하는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BBC는 소개했다.

존슨 차관은 이런 부정행위는 "대학교육 품질을 해칠 뿐만 아니라 어렵게 얻은 학위의 가치도 떨어뜨린다"며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용납할 수 없고, 유해한" 이런 부정행위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글러스 블랙스톡 QAA 대표는 학생들이 "사악한 에세이 회사들에 속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에세이를 써달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이며 그들의 이력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학생연합(NUS·National Union of Students) 고등교육부 부대표 아마테이 도쿠는 일부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 5만파운드(약 7천700만원) 상당의 빚을 진다는 점에 질려서 더 높은 학위를 따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 때문에 에세이 공장에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는 학비를 벌려고 많은 시간 일해야 해서 결국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데 "많은 웹사이트가 학생들의 이런 취약성과 불안감을 갖고 장난친다. 특히 자신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두려움을 파고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