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관광객 줄고 있는데 '호텔 객실은 급증'

입력 2017-10-07 11:07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서울 시내 호텔 공급은 늘어나 관련 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국내외 유명 호텔들이 중국인 중심의 방한 관광 수요를 믿고 최근 1∼2년 사이 서울에 집중적으로 호텔을 지었는데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호텔업계가 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서울 명동, 동대문, 광화문 등 서울에 호텔들이 대거 들어섰다.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몰리는 서울 명동에는 작년 한 해만 2천 개가 넘는 객실이 공급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의 관광호텔은 총 348개로 2012년의 161개보다 대폭 늘었다. 이 기간 객실은 2만7천개에서 4만7천개로 2만개(74.1)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알로프트 서울 명동, 나인트리 프리미어 명동, 신라스테이 서초 등이 개관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용산에 국내 최대 규모인 1천700개 객실을 갖춘 '호텔 플렉스' 드래곤시티가 문을 열었다.

호텔 객실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 사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중국 사드 보복과 북한의 안보위협 등 이른바 '복합위기'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86만4천18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보다 48.7% 줄었다. 반 토막이 난 셈이다.

호텔 객실 급증 속에 방한 외국인 감소로 호텔업계의 불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 업계 관계자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올해 말에도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 등 개관을 앞둔 호텔이 있고 레지던스·일반숙박업·펜션·한옥·도시형 민박업 등 유사 숙박시설도 함께 증가해 호텔의 새로운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변정우 경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열린 '2017 호텔산업 발전을 위한 포럼'에서 "에어비앤비 등 숙박 온·오프라인연계(O2O) 산업이 앞으로 더 활성화되고 북핵·사드 등 정치·국제관계 위험변수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 호텔산업 불황은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