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6일 한양대 올림픽 체육관에서 열린 한중국제영화제 시상식이 지난 9월 30일에 한 뮤직채널을 통해 방영되었다. 의미있는 장면, 의외의 장면, 의아한 장면이 어우러졌다. 편집자체는 깔끔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지미집 카메라의 부감 샷이 너무 많아 보였다. 편집의도와 달리 여러 번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편집감독의 고충이 느껴지기도 했다. 현장 중계팀은 상당히 잘 훈련된 크루였다. 하지만 행사 진행팀의 진행 미숙 내지 준비 미흡으로 보이는 순간들이 자주 보였다. 2부에서 보여진 대리수상 장면은 아무리 첫 회임을 고려해도 빈도가 너무 잦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티비텐플러스(TV10 plus)에서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을 통해 한중국제영화제를 리뷰해 봄으로써 내년도에 보다 성장한 한중국제영화제 준비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롱위시앙(龍宇翔) 중국 조직위원장은 영화제가 열린 9월 16일(토) 오전에 힐튼호텔 숙소에서 티비텐플러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한중친선과 민간교류에 일의적 가치를 두자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전문을 공개했던 1차 인터뷰와는 달리 개별 사안별로 그 의미를 살펴볼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대담 질문별로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한중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계나 중국 영화계 일방만으로는 만들어갈 수 없는, 상대가 있는 영화제다. 중국의 관점을 이해하고 우리의 관점을 정립해서 조율해 나가야 지속 가능한 영화제다. 그래서 한중국제영화제를 바라보는 중국측 시선을 잘 살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Q. 한중국제영화제에 대한 중국 문화계 혹은 중국 영화계의 시선이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지난번 방한 때(8월 20일) 중국 조직위원장 명패를 전달받은 후 중국에 돌아가서 확인한 한중국제영화제에 거는 중국 내부의 기대감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A. 중국 국민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계나 언론, 미디어 쪽에도 많이 보도되었습니다. 중국 인민망, 중국망, 신화망등 국가급 미디어 채널에도 보도되었습니다. 그리고 기타 미디어나 언론매체에서도 함께 보도되었습니다. 이번에 한중국제영화제를 통해서 문화와 영화로 세계에 밝은 불빛을 전달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미국에서도 중국-뉴욕 국제영화제를 개최할 것입니다.
Q. 미중국제영화제는 어떤 성격을 가진 영화제인가요?
A. 한중국제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미국, 두 나라의 영화를 교류하는 성격의 영화제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에는 유명 제작진과 좋은 작품이 많습니다. 중국의 배우였던 리샤오룽(李小龍)을 소재로 한 영화는 중국과 미국이 합작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 유명 배우와 미국 유명 제작진이 함께 협력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입니다. (이소룡 소재 영화가) 완성되면 티비텐플러스에도 한편 보내드리겠습니다.
롱 위원장은 중국국제문화전파중심 실행주석이면서 한중국제영화제와 미중국제영화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중국측 대표 사절이라는 말이 된다. 공식적 외형은 민간교류(2.0트랙)다. 하지만 중국국제문화전파중심은 순수 민간단체면서도 그 복합적 성격을 고려해보면 오히려 1.5트랙(반민반관)단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단체의 집행 위원장이 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수락했다면 이것을 과연 순수한 개인 의지만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사안이겠다. 더군다나 롱 위원장은 '중국의 상원'이라 평가되는 최고자문기구, 전국정치협상회의 외사위(외교위) 위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중국제영화제 개최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뉴스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영화제 준비 실무진이나 한국 영화인들, 관련 단체, 더 나아서 연관 부처에서는 한중국제영화제를 통해서 표출되는 중국의 메시지를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 중국 주요 인터넷매체들은 한중국제영화제를 마친 다음 날인 9월 17일에 즉시 기사화했다. 신화망이 쓴 기사는 여러 매체가 받아 썼다. 시나엔터테인먼트(新浪娛樂)는 예쉬안(葉璇)을 중심으로 썼다.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예쉬안(葉璇)이 중국측 대표사절과 심사위원을 겸임한 제1회 한중국제영화제 폐막’
예쉬안(葉璇)이 중국 영화계에서 어느 정도 무게를 가진 배우인지, 어떤 매력을 가진 배우인지 당일 레드카펫에서 사전 정보를 주최측으로부터 전달받은 한국 취재진은 거의 없어 보였다. 참고로 예쉬안(葉璇)은 2010년 리샤오룽(李小龍)탄생 70주년 영화 <나의 형제, 이소룡(李小龍:我的兄弟)>에서 어린 시절 리샤오룽(李小龍)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이모 리허인(李合銀)역으로 나왔다. 시나엔터테인먼트(新浪娛樂)에 의하면 예쉬안(葉璇)은 ‘인내를 삼키고 헌신적 사랑에 주저하지 않는 중국 전통 여성상을 열연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 작품에 ‘화룡점정을 찍었다(璇畵龍点睛)’는 찬사도 들었다. 미국과 공동제작하는 영화의 소재가 리샤오룽(李小龍)이고, 이번에 방한한 중국 대표사절격 여배우가 예전에 같은 소재의 영화에서 주요배역을 맡았던 사실이 과연 우연일까.
영화는 오락용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역사와 철학을 담고 있는 기록물이기도 하다. 중국이 이 시점에 한국 및 미국과 민간교류 플랫폼으로 양국간 영화제를 왜 주목하는지, 한국은 중국과 영화를 통해 어떤 가치를 공유하고, 어떤 차이점을 조율해 나갈지, 그를 통해 어떤 미래지향적 생산물을 창조해갈 것인지, 한국의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한중국제영화제에 투영해낼지 차분히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티비텐플러스, 바이두, 시나오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