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 등을 통해 가수 김광석씨와 딸 서연 양을 김씨의 아내 서해순씨가 숨지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가 28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기자는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구체적 증거 없이 의혹만으로 서해순씨를 몰아세운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모든 변사는 타살 의혹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년간 취재된 팩트를 근거로 서씨에게 책임 있는 답을 요구했을 뿐"이라면서 "그걸 '마녀사냥'이라고 하면 이해가 힘들다"고 답했다.
이 기자는 이날 5시간가량 진행된 조사에서 "(서씨가 받고 있는 혐의인) 유기치사와 소송 사기 관련 부분을 중점적으로 얘기했다"면서 "경찰이 준비를 대단히 많이 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경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 제출한 자료에 관해서는 "공개하면 서씨가 대비할 우려가 있어서 경찰에 일단 제출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서씨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검소견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반가운 일"이라면서 "그간 왜 공개를 마다했는지도 같이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앞서 오후 2시께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면서 "수사에 도움되도록 취재된 부분과 제보받은 많은 내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씨가 딸 사망 직후 회사를 차린 장소로 알려진 하와이에 갔다가 전날 귀국한 그는 "(하와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자료들을 입수했다"면서 "경찰에게도 좋은 정보가 담겼다"고 밝혔다.
김씨의 부검의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타살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과 관련해서는 "본인과 관련이 있어서 그렇게 주장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영화 '김광석'을 통해 서씨가 남편 김씨를 고의로 숨지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영화 개봉 이후에는 서연 양이 2007년 사망했으며 서씨가 이를 10년간 숨겼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해 보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기자가 수년간 축적한 자료 중에 서연 양 사망사건 재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 사망 후 서씨와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서연 양 사망 당시 집에 함께 있었다는 진술을 관련자로부터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 이씨 등 주요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한 뒤 피고소인인 서씨도 소환할 방침이다.
앞서 김씨의 친형 광복씨는 '동생의 아내가 딸 서연이를 사망하게 했고, 이 사실을 숨긴 채 저작권 소송을 종료시켰다'며 서씨를 유기치사·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서씨를 출국금지한 후 재수사를 광역수사대가 맡도록 지휘했다. 광역수사대는 전날 김광복씨를 8시간가량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