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화산 분화징조 뚜렷, 참새 떼죽음+야생동물 피신 “곧 터질 듯”

입력 2017-09-28 13:24


인도네시아 발리 아궁(Agung) 화산의 분화징조가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분화의 공포가 커지면서 인근 주민 10만 여명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전날 정오까지 9만6천86명의 주민이 피난해 430개 임시 대피소에 수용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7만6천명)보다 2만명 가량 늘어난 수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22일 오후 8시 30분을 기해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6.0∼7.5㎞였던 대피구역을 반경 9.0∼12.0㎞로 확대했다.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도 26일 아궁 화산 인근 상공의 항공운항 경보 단계를 전체 4단계 중 두 번째 높은 ‘주황색’으로 격상, 발령하고 화산의 분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궁 화산 주변에서는 분화의 전조로 의심되는 이상현상이 관측돼 왔다.

이달 25일 새벽에는 아궁 화산 동남쪽 암라푸라 지역에서 참새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국립 인도네시아학술원(LIPI)의 조류 전문가인 모하마드 이르함은 "유황과 메탄 등 유독가스가 (아궁 화산으로부터) 흘러나온 탓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원숭이와 뱀 등 야생동물 수백마리가 산에서 내려와 달아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27일 오후와 저녁에는 아궁 화산에서 약 50㎞ 떨어진 발리 섬 덴파사르 시에서도 느껴지는 규모 4 내외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PVMBG의 카스바니 소장은 "(화산지진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상황 추이를 고려할 때 아궁 화산이 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발리 아궁 화산 분화 징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