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얼굴은 바로 제목이다. 제목은 영화의 흥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 지을 수밖에 없다. 더 좋은 제목을 짓기 위해 개봉 직전에 제목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영화 제목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아수라
영화 '아수라'의 원래 제목은 뭘까? 김성수 감독은 원래 이 영화에 '반성'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영화제작사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가 "누아르 영화인데 뭘 반성하느냐"며 차라리 '지옥'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황정민이 내뱉은 '아사리판'이라는 단어에서 힌트를 얻어 결국 '아수라'로 정했다.
#범죄의 여왕
'범죄의 여왕'은 개봉 직전에 제목이 바뀐 경우다. 원래 제목은 '원수'였다고. 극 중 아들 익수(김대현)가 엄마 미경(박지영)을 너무 힘들게 해서 원수라고 붙였으나,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별명이 '범죄의 여왕'인 걸 우연히 알게 돼 이를 차용했다.
#인천상륙작전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엑스레이 작전'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올 뻔했다. 그러나 '전쟁 영화가 아니라 병원 이미지가 난다'는 지적을 받고 방향을 틀었다. 상륙작전이 진행된 당일인 '9.15'도 제목 후보군에 올랐지만,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이유로 결국 가장 익숙한 '인천상륙작전'으로 정하게 된 것.
#럭키
배우 유해진이 원톱을 맡은 영화 '럭키'는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이 원작이다. 원래 제목은 '키 오브 라이프'였다가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제안한 '럭키'로 바꿨다고 한다. 영화 '럭키'의 영어 제목은 'Lucky'가 아니라 'Luck, Key'다. 행운이라는 의미의 'Luck'과 열쇠를 뜻하는 'Key'의 합성어인데, 열쇠 때문에 행운을 얻게 된 점을 표현하려 했다. 기존의 제목인 '키 오브 라이프'보다 간결하고 임팩트가 있는 제목이다.
#비밀은 없다
손예진이 주연한 영화 '비밀은 없다'는 '불량소녀'에서 '행복이 가득한 집'으로 바뀌었다가 최종적으로 '비밀은 없다'로 바꾼 경우다. 앞서 말한 두 제목보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으로 작품과 잘 맞아떨어진다.
#굿바이 싱글
김혜수, 마동석 주연의 '굿바이 싱글'도 원래는 '가족계획'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개봉을 한 달 앞두고 "밝고 유쾌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을 살리기 위해 지금의 제목으로 변경했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도 비슷한 사례다. 이 영화의 원제는 '무덤까지 간다'였다. 그러나 당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회 전체가 애도 분위기인 점을 감안해 '무덤'이라는 어두운 단어를 빼고 지금의 제목으로 바꾸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