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화산 분화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아궁화산이 조만간 분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24일까지 3만5천명이 넘는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22일 오후 8시 30분을 기해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6.0∼7.5㎞였던 대피구역을 반경 9.0∼12.0㎞로 확대했다.
'위험' 단계는 아궁화산이 언제든 분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장에라도 화산이 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리 현지매체인 트리뷴 발리는 이날 아침 아궁 화산의 분화구를 통해 가느다란 연기가 정상에서 200m 높이까지 솟아오르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수일간 원숭이와 뱀 등 야생동물이 산에서 내려와 어디론가 달아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아궁 화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했던 1963년에도 비슷한 전조가 있었다고 전했다.
화산 공포가 커지는 틈을 타 발리 현지에선 분화가 수 시간 내에 시작될 것이란 유언비어까지 퍼졌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는 이와 관련해 24일 오후 "세계의 어떤 화산 전문가도 분화 시점을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는 없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자들은 이번 사태가 발리 섬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아궁 화산은 발리 섬의 중심도시인 덴파사르와는 약 45㎞, 응우라라이 국제공항과는 약 58㎞ 떨어져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남부 쿠타 지역과의 거리는 60㎞ 이상이라는 것이다.
수토포 대변인은 "발리 관광은 안전하다. 발리가 아궁 화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는 잘못된 뉴스를 퍼뜨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주와 싱가포르는 자국민에게 아궁 화산에 접근하지 말 것을 권하는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발리를 드나드는 항공편이 불시에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역시 "동포와 여행객은 아궁 화산 주변으로 절대 이동하지 말라"면서 "긴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가급적 위험이 사라진 이후로 여행 일정을 조정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인도네시아에는 아궁 화산을 비롯한 130개 가까운 활화산이 있다.
발리 아궁화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