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제3의 소라넷 꿈꾸나...“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

입력 2017-09-25 10:56
수정 2017-09-25 11:07
텀블러, ‘성매매·음란정보’ 삭제요청 손사래..."우린 미국회사"



텀블러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인터넷 음란물의 주범으로 부상한 ‘텀블러(Tumblr)’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협조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텀블러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실검에 등극했다. 정부가 텀블러를 오히려 홍보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국내 음란물 사이트의 원조 격인 '소라넷'이 폐쇄된 이후에도 제2, 제3의 소라넷이라고 불릴 만한 대형 음란물 사이트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는 형국이다. 누리꾼들은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음란물이 너무 많이 올라온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종 보도에 따르면 방통심의위는 텀블러에 ‘불법콘텐츠 대응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으나, 텀블러는 ‘미국 회사’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성매매, 음란정보 대응을 위해 방통심의위와 협력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다시 말해 텀블러는 미국 법률의 규제를 받고 있다는 이유를 방통위 요구를 거절한 셈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25일 방통심의위로부터 제출받은 ‘불법·유해정보 통신심의 내역’을 보면, 2016년 기준 방통위는 모두 20만1791건에 대해 삭제 또는 차단 등 시정요구를 내렸는데 이 가운데 40%가 넘는 8만1898건이 성매매·음란 정보였고, 시정요구를 받은 ‘성매매·음란’ 정보 가운데는 텀블러의 콘텐츠가 가장 많았다.

방통위는 앞서 지난 8월 텀블러 측에 “최근에 성적으로 노골적인 많은 동영상이 텀블러에 업로드되고 있어 텀블러는 한국에서 새로운 포르노 사이트로 오해받게 됐다”라며 불법 콘텐츠에 대한 대응에 협력을 요청한다”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민경욱 "온라인 음란정보 10건 중 7건이 텀블러"

한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지난 9월 19일 야후가 운영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텀블러'가 성매매·음란 정보 유통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시정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민 의원이 이날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5∼2017년 6월)간 성매매·음란 정보 유통으로 시정 요구를 받은 게시글은 총 16만2천793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15년에 5만695건에서 지난해 8만1천898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 현재 3만20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를 기준으로 텀블러가 전체 시정 요구 건수의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텀블러에 대한 시정 요구 건수 비중은 2015년 9천477건으로 17%였으나 지난해 58%(4만7천480건)로 급증한 뒤 올해는 74%(2만2천468건)까지 치솟았다.

최근 3년간 전체 시정 요구 건수를 소셜미디어별로 보면 텀블러(7만9천425건)가 단연 1위였고 그 다음은 ▲트위터(1만8천789건) ▲카카오(8천202건) ▲포토슈가(7천439건) ▲네이버(457건) 등의 순이었다.

민 의원은 "(소셜미디어는)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만 설정하면 가입이 가능한 손쉬운 절차와 익명성 때문에 (각종 음란정보의)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시정 요구 및 제재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텀블러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