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5378명 고용 압박’...제빵업계 ‘초긴장’

입력 2017-09-22 17:21


<앵커>

정부가 가맹점 제빵기사들을 파리바게뜨 본사가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했는데요.

파리바게뜨는 물론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는 있는 제빵업계는 당혹스럽단 입장입니다.

소비자들도 이번 사례가 빵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고용부의 이번 결정에 파리바게뜨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파리바게뜨 본사 정규직이 모두 5200명인데 제빵기사 등 5387명을 25일 안에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하라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들 전원을 정직원으로 고용하면 연간 최대 600억 원이 넘는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합니다.

파리바게뜨의 지난해 영업이익 660억 원을 다 쓰고도 부족한 상황이 올 수 있는 겁니다.

10년 넘게 가맹점 3천7백여 곳에 도급계약을 해온 11개 협력업체들도 문을 닫게 생겼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정홍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대표)

"제 생존과 직결된 상황입니다. 18년간 운영을 해오고 책임지고 관리를 해왔는데 공문이 온다면 대응을 해야겠죠. 협의절차도 없이 이렇게 해버리는 건.. 근로자도 중요하지만 사업자도 고려해줘야.."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완성차 회사는 파견 직원이 차를 잘 만들면 이익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가 일을 잘하면 가맹점이 이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즉 가맹점주 개개인이 자영업자고 경영자인 건데 고용부의 지시대로라면 가맹점주가 본사 직원을 고용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인터뷰> 유성원 파리바게뜨 성신여대점 대표

“제빵기사들이 본사 직고용되면 인건비가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비용들이 가맹점에 전가될 테고 그런 부담들이 커져서 점주들이 직접 빵을 생산해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닏. 또한 제빵기사들이 본사직원화가 된다면 점주들이 기사교체를 요청하기도 어렵게됩니다. 갑을관계가 있는 상황인데..”

직접고용으로 본사의 인건비가 상승하면 빵의 원료인 ‘휴면반죽’을 가맹점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본사는 재료비를 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곧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편익도 줄어들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파리바게뜨와 유사한 고용방식을 채택하고 있단 점에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임영태 프랜차이즈협회 사무총장

“발효를 시키고 굽는 마지막 공정을 점포에서 하는 걸로 프랜차이즈 설계를 한 거예요. 제빵기술자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고용을 100%하라고 하면 제빵기술자 필요 없이 완제품을 받아다 파는 형태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인력도 줄이고 제빵기술자 의존도도 낮추는 형식으로 변할 수 밖에 없어요. 크게 봐야 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180여개, 가맹점은 7300여개에 달합니다.

제과·제빵은 다른 프랜차이즈(커피나 치킨)와 달리 빵 굽는 기술자 없이는 단 하루도 문을 열 수 없단 점에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