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합성 나체 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정원 직원들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22일 결정된다.
국정원 직원 유모씨와 서모씨는 이날 오전 10시 16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심문은 10시 30분부터 강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유씨와 서씨는 '누구 지시받고 이런 작업 했나', '부끄럽지 않나'라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상 명예훼손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혐의로 유씨 등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1년 5월 당시 심리전단 팀장이던 유씨는 팀원 서씨에게 문씨와 김씨가 마치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합성사진을 만들어 보수 성향의 인터넷 카페에 올리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문씨가 2010년 8월 무렵부터 다가올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야당 통합 운동을 전개하자 국정원이 문씨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정치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특수 공작' 차원에서 합성사진을 만들어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김씨는 국정원에서 '좌편향 배우'로 분류돼 문씨와 함께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피해자인 문씨와 김씨는 검찰에 나와 합성사진 유포 등 국정원의 과거 불법행위를 강하게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씨 등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나 23일 새벽께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