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북핵 포기까지 단호히 대응"…유엔 적극 역할 촉구

입력 2017-09-21 23:32
○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

○ "北 핵 포기할 때까지 강도높고·단호히 대응"

○ "北, 스스로 몰락 이끄는 선택 중단하고 대화의 장 나와야"

○ "평창동계올림픽, 평화 밝히는 촛불 되길 염원"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시각으로 오늘(21일) 밤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 총회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세계 120여개 나라 정상들이 참석한 유엔 총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우리 정부는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을 중단하게 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밝혀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1991년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이후 취임 첫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이전의 결의보다 훨씬 더 강력한 내용으로 대북제재를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하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신북방경제비전 구상을 언급하며 "한 축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바탕을 다져나가고, 다른 한 축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을 구현할 때,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각국의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을 계기로 한 동북아 평화 협력에 대한 구상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평창은 2020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문이 열리는 곳"이라면서 "내년부터 열리게 되는 이 릴레이 올림픽이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열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응원단, 세계인들의 환한 얼굴들을 상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민주주의 정부임을 역설하고, 유엔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를 위한 촛불이 되어 달라고도 거듭 요청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이어진 광장"이었다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처럼 평화의 위기 앞에서 평창이 평화의 빛을 밝히는 촛불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평화와 동행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이후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합니다.

이날 두 정상은 북핵 문제 대응 방안을 포함해 한·미 FTA 개정협상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한·미·일 정상회담에도 참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