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공원 등 녹지 가까울수록 미세먼지 농도 감소
희소성 갖춘데다 가격 상승폭 커 미래가치 높아
미세먼지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면서 숲, 공원 등과 가까운 '숲세권' 아파트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연구결과 녹지 접근성이 좋을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최대 40% 낮은 것으로 나타나 분양시장에서도 그린 프리미엄 바람이 거세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서울 홍릉숲과 숲에서 2㎞ 떨어진 도심에서 부유 먼지와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도시 숲이 도심 내 부유먼지(PM10)를 25.6%, 미세먼지(PM2.5)를 40.9%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을 흡수해 공기를 정화했기 때문이다.
분양단지도 완판을 잇고 있다. 동문건설은 파주 문산읍 일대에서 선보인 전용면적 59㎡ 409가구 '파주 문산역 동문굿모닝힐' 아파트를 최근 100% 계약을 끝냈다. 산책로, 잔디공원 등이 들어서는 명품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문산천 주변에 자리한다. 경의중앙선 문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문산동초, 선유중학교 등도 도보권이다.
동문건설 파주 문산역 동문굿모닝힐 인근 K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숲의 기능과 관련된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숲세권 아파트에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공급된 단지도 몸값을 불렸다. 약 86만㎡ 공원과 함께 들어선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2018년 11월 입주예정)'는 전용면적 84㎡타입이 작년 3월 3억5000만원에 분양됐지만 1년새 3억8300만원으로 올라 3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불광근린공원(13만㎡)과 접하고 있는 서울 은평구 '북한산 힐스테이트 7차(2011년 입주)' 전용면적 84㎡는 올 3월 6억4300만원에 거래돼 같은 타입 은평구 아파트 중 최고가를 차지했다.
의정부 의정부동 H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쾌적한 주거여건을 선호하는 수요층은 꾸준했는데 올해 들어 미세먼지, 황사 등이 심해지자 공원 접근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고객이 많다"며 "몇 년 전만해도 교통, 편의시설이 1순위였는데 쾌적성을 더 염두에 두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숲세권 아파트는 새로운 주거 문화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트랜드로 자리매김 중이다. 멀리 나가지 않고서도 내 집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어 웰빙, 로하스, 힐링에 이어 일상 속에서 행복을 즐기는 삶을 가리키는 '휘게(Hygge) 라이프'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분양은 역세권, 학군, 편의시설 같은 입지 측면과 분양가에 맞춰져 왔던 게 사실"이라며 "미세먼지 등으로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수도권에서는 대형 공원, 숲과 인접한 단지들이 많지 않았던 만큼 녹지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단지의 가격 상승 폭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