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업계, 후판 가격 신경전

입력 2017-09-20 17:08
<앵커>

조선사들이 선박을 만들 때 제조원가의 5분의 1정도는 두꺼운 철판인 후판에 들어가는데요.

철광석 등 원재료 값이 오르자 후판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조선업계와 업황부진을 이유로 부당하다고 맞서는 조선업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임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월 초 1톤 당 57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현재 74달러 수준 까지 올랐습니다.

3개월 여 사이 30% 가격이 오른 겁니다.

철강제품을 만드는데 또 하나 중요한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도 상황은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빅3 철강사의 선박용 후판 유통상 공급 가격은 20% 정도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조선소 등 고객사와 거래하는 실수요 물량 가격은 이보다 더 인상폭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철강업계 관계자

“원료가격이 50% 올랐다. 그러면 50% 가까이 올려야 정상인데 그렇게 안올려 왔다. 10~20% 정도만 올리는 식으로...”

철강사들은 후판 부문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가격을 더 올리려하고 있지만 조선사들은 상생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표 수주 선박인 초대형유조선의 경우 한 척당 후판이 3만~4만 톤 정도 들어가는데 톤 당 3만원씩 인상하면 최소 9억 원 이상이 비용이 추가됩니다.

이미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조선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선박 가격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우려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철강사들이 후판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공급 과잉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합니다.

<인터뷰> 조선업계 관계자

“기본적으로 후판 공급 업체들이 많아지고 조선소 수주는 안 되니까 어떻게 보면 공급과잉이거든요”

양측은 9월이 다 지나가도록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철강 가격 오름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후판 가격 인상을 둘러싼 두 업계간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