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하면서 환승을 하게 됐는데, 좌석이 없자 버스기사가 문제의 포장마차 의자를 주며 '앉아가라'고 했고, 어쩔 수 없이 이 의자에 앉아 40여분간 이동했습니다. 출발하거나 정차할 때마다 몸에 힘을 줘 버텨야 했습니다."
충남 서산에 있는 한서대를 수도권에서 통학버스로 등·하교하는 한 학생이 지난 13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표를 예매한 뒤 통학버스를 탔다가 '포장마차용 의자'에 앉아 가게 됐다는 글이 해당 대학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학생은 버스 통로에 포장마차에서 흔히 사용하는 등받이 없는 간이의자가 놓여 있는 사진을 글과 함께 올렸다.
학생은 "기사님이 저 의자를 꺼낼 때 설마했다. 저기에 앉으라고 주실 때 정말 당황했고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왔다. 차에 탈 때 항상 안전벨트를 하는데 저런 의자에 앉아 위험하게 고속도로를 가라니 말이 되느냐"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 의자에 앉아가면서 강제로 엉덩이 운동 잘했다. 급정거할 땐 이러다 죽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차라리 서서 가는 게 더 안전했을 것"이라고 황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이 글이 올라오자 다른 학생들도 빈번한 입석 운행 등 크고 작은 통학버스 이용 불편함과 학생 안전을 무시한 운행 사례를 올리면서 총학생회 측에 사실확인 요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결국 총학생회장이 버스회사를 통해 내용을 확인하고 학교 측과 협의를 거쳐 경고장과 사유서, 회사 측 사과문과 재발방지 약속을 공지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5일에는 통학버스 회사 측도 학교와 총학생회에 '입석 운행에 대한 사과문'을 공문형식으로 보냈고 내용도 공개됐다.
회사는 사과문에서 "입석 운행으로 인해 학생 여러분의 안전을 위협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현장 관리인의 미숙한 판단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고, 해당 직원을 엄중문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입석 운행을 포함해 학생 안전을 위험이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통학버스 입석 운행이 확인돼 버스업계에 강력히 항의했으며 학생들에게 사과문 게시와 안전운행을 다짐하도록 했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버스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학버스 회사 측의 사과문와 학교 측의 재발방지 관리 감독 강화 발표에도 학생들은 통학버스 이용 시 불편사항 등을 거론하며 버스 운영시스템의 전면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