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뱅이 된 카뱅’...혁신 멈춘 인터넷은행

입력 2017-09-13 17:12


<앵커>

카카오뱅크의 초반 돌풍이 주춤한 가운데 기존 은행과 다른 은행이 되겠다던 포부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케이뱅크 역시 증자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혁신을 멈춘 인터넷은행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카카오뱅크가 이른바 ‘개업효과’ 덕분에 외형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단골고객 확보에는 실패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300만 명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실제 이용자는 세 명 중 한 명에 그쳤습니다.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선 실제 이용자가 늘어야 하는 상황인데 기존 은행들로부터 고객을 끌어올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는 보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은행업 인가 당시 차별화된 혜택으로 앞세웠던 ‘유니버셜포인트’는 언제 출시할지도 모르는 데다 대출 금리마저 올려 기존은행보다도 높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전체 대출액의 90% 가까이가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에 몰려있는데 해당등급의 대출금리는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3.10%보다도 높은 3.16%입니다.

이대로라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추가로 확보한 자본금 5천억 원의 향방마저 뚜렷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카카오뱅크 관계자

"큰 틀만 정해져 있고요. 세세한 계획은 아직입니다."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는 증자결정이 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주주사들의 주금납입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인가과정에서 불법성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성장이 아닌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은행과 다를 바 없는 상황에서 은산분리 완화는 고사하고 오히려 자본 적정성과 인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에 혁신 금융기업에 대해 특례를 주는 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 한 차례의 논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