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손석희 앵커의 발언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MB정부 블랙리스트 명단에 배우 김여진이 포함된 데 대해 "당사자라서 당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건식 전 MBC PD협회장은 지난달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 앵커가 지난 2000년부터 13년간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박 전 PD협회장에 따르면 백종문 당시 편성제작 본부장(현 MBC 부사장)이 '시선집중' 제작진과 간부, 라디오국 간부 등 손 앵커 주변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손 앵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휘문고 후배인 백 본부장을 만나 "불만이 있으면 차라리 나에게 이야기하라"며 '시선집중'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박 전 PD협회장은 전했다.
박정욱 PD 역시 지난달 24일 제작 거부 입장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이 있었다. 오랫동안 '시선집중'의 고정 출연자로 나왔던 김종배씨가 윗선의 압박으로 인해 하차하게 되면서 난항을 겪게 됐고 배우 김여진의 출연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선집중' 토요일 방송이 제작진과 진행자인 손 앵커와 상의도 없이 갑자기 폐지됐고, 손 앵커는 보직 부장 면담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후 두 달 뒤 MBC를 떠났다"고 덧붙였다.
손석희 앵커는 ‘뉴스룸’에서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배우 김여진 씨를 전원책 변호사의 맞상대로 해서 토론 코너에 출연시키려던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도는 무산됐다. 그 라디오 프로그램은 제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급기야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 규정이라는 것까지 사내에 생겨나게 했다. 정치적 입장을 가진 연예인은 방송에 출연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손석희 앵커는 코미디언 김미화, 김제동의 수난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른바 소셜테이너들과 저는 어찌되었든 모두 인연이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가 언급한 이들은 모두 MB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이다.
사진=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