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비자물가가 중앙은행의 목표치(2%)를 훌쩍 넘는 3%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 2.9%를 기록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7월의 2.6%에서 0.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자동차 연료유와 기록적인 의류 가격이 소비자물가 급등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의류 가격이 4.6% 상승해 2006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올라선 데에는 작년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결정 난 국민투표 직후 나타난 영국 파운드화 가치 급락세가 기저에 자리 잡고 있다.
국민투표 직후 한때 미국 달러화 대비 20% 급락한 파운드화는 이후 낙폭을 조금 회복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국민투표 이전과 비교해 12%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3%에 육박한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는 오는 14일 예정된 영란은행(BOE)의 정례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수치가 BOE에 금리 인상을 압박할 수는 있겠지만, 브렉시트협상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을 촉발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BBC방송도 통화정책위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통화정책위는 현재 0.25%인 기준금리를 찬성 6표, 반대 2표로 동결한 바 있다. 또한 4천350억 파운드 규모의 국채 매입과 100억 파운드 규모의 회사채 매입 등 양적 완화 한도는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오히려 통화정책위는 브렉시트협상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중시해 경제성장전망치를 낮추는 행보를 이어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제시한 1.9%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작년 11월에 2.0%를 제시한 이후 전망치를 계속 낮춘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1.7%에서 1.6%로 낮췄다.
한편 이날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에 파운드화는 이날 오후 12시30분(런던시간) 현재 미 달러화 대비 0.7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