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원전보다 훨 저렴한 해상풍력발전 승인 "획기적 순간"

입력 2017-09-11 21:26


영국이 40여년 만에 새로 짓기로 한 원자력발전보다 비용이 훨씬 낮은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프로젝트가 승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노후화된 원전들을 신규 원전들로 대체키로 방침을 정한 이후 처음 승인된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건설을 둘러싼 고비용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전망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 정부는 차액계약제도(Contracts for Difference·CfDs)에 따른 제2차 신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 입찰을 실시했다.

입찰 결과 모두 11개 프로젝트, 총 3기가(GW) 규모의 발전 프로젝트들이 승인됐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2014년 4월부터 시행된 차액계약제도는 발전사업자가 권리행사가격(투자비를 반영한 전력가격)과 기준가격(영국시장 평균 전력판매가격) 차액을 받는 제도다.

권리행사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높으면 정부가 발전사업자에 차액을 지급하고 반대로 기준가격이 권리행사가격보다 높으면 발전사업자가 차액을 정부에 반환하는 방식이다. 입찰을 통해 낮은 권리행사가격을 제시하는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승인된 11개 프로젝트에는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2개가 포함됐다.

네덜란드 업체인 'DONG ENERGY A/S'가 영국 중부 해안마을인 혼시에서 떨어진 해상에 풍력단지 2곳을 짓는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로, DONG ENEGY는 권리행사가격으로 메가와트時(MWh)당 57.50파운드를 제시했다.

다른 하나는 프랑스 업체인 'EDP Renovaveis SA'와 'Engie SA'가 스코틀랜드 북쪽 해상에 짓는 풍력발전단지다. 역시 권리행사가격으로 같은 금액이 제시됐다.

이 권리행사가격은 프랑스 국영 에너지업체 EDF가 영국 남동부에 짓기로 한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에 적용된 92.50파운드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는 영국이 노후 원전을 신규 원전으로 대체키로 방침을 정하고 처음 승인한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EDF가 사업 파트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 업체가 EDF 사업 파트너 참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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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과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은 해상풍력발전 비용이 이전보다 50%가량 급락한 것은 이들 청정 기술이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도 전통적인 발전 형태들과 빠른 속도로 경쟁하는 환경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DONG ENERGY 영국법인 대표 매튜 라이트는 "이번 낙찰 결과는 해상풍력발전에 획기적인 순간"이라며 "이는 또한 좋은 일자리들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3개 해상풍력발전 단지 이외 바이오매스 발전시설 2개, 재생발전 시설을 포함한 컨버젼 발전 시설 6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들이 이번 입찰에서 승인됐다.

이들 11개 프로젝트가 제시한 권리행사가격 가운데 힝클리 포인트 C 원전의 권리행사가격을 넘는 프로젝트는 없었다.

가장 높은 프로젝트가 힝클리 포인트 C 원전보다 19% 낮았다. 해상풍력발전은 3분의 1 정도 낮은 금액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신재생에너지의 비용 경쟁력이 점차 향상되는 가운데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를 승인한 정부 결정이 추가적인 검증 아래 놓을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해상풍력발전 업계는 지난 2007년 이래 해상풍력발전 규모를 두 배로 늘리는 동안 발전비용을 급감시켰다.

영국 에너지·산업부 리처드 해링턴 차관은 이번 입찰 결과를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는 청정에너지 성장을 산업 전략의 중심에 놓고 있다"며 "(영국에서) 해상풍력발전만 해도 오는 2021년까지 175억파운드가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