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호텔 무료투숙 제안 논란

입력 2017-09-11 09:41
수정 2017-09-11 13:24


최영미 시인 호텔 투숙 제안에 뭇매 (사진 = 연합뉴스)

최영미 시인(56)이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 홍보 대가로 객실 투숙을 요청했다가 구설에 오르자 해명글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으나, 원글을 접한 누리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최영미 시인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주인에게서 월세 계약 만기에 집을 비워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사라면 지긋지긋하다. 내 인생은 이사에서 시작해 이사로 끝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평생 이사를 가지 않고 살 수 있는 묘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바로 서울이나 제주의 호텔에서 자신에게 방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끝내주는 홍보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죽은 뒤엔 그 방을 '시인의 방'으로 이름붙여 문화상품으로 만들수도 있지 않나. (도로시 파커가 살았던 뉴욕 호텔의 '도로시 파커 스위트'처럼)"라고 설명했다.

최영미 시인은 직접 이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호텔에 보내기도 했다고. 그는 이메일에서 "저는 아직 집이 없습니다. 제게 A호텔의 방 하나를 1년간 사용하게 해주신다면 평생 홍보대사가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최영미 시인은 "그냥 호텔이 아니라 특급호텔이어야하고 수영장 있으면 더 좋겠다. 아무 곳에서나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내용이 온라인커뮤니티 및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며 공분이 쏟아졌다. 최영미 시인은 "호텔에 거래를 제안한 거지 공짜로 방을 달라고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누리꾼들의 시선은 갸우뚱하다.

최영미 시인은 "처음엔 홍보해주고 시 낭송 등 서비스 제공하고 그 대가로 무료투숙(엄밀히 따지면 무료는 아니다) 생각한 것 맞다"며 "'디스카운트' 운운한 호텔의 답신을 보고 '아 이들이 스트레스 받는구나' 생각해 '방값은 방 보고 정하자'는 답신을 호텔에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 때도 내가 홍보해주고 매주 시 낭송하면 한 달 방값이 되고도 남는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남들이 갑질이다 난리칠지 모르니 호텔에 상징적으로 한달에 얼마라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영미 시인은 A호텔과의 협상이 진척되기도 전에 상호명을 노출했고, 수영장 옵션 등의 구체적인 요구가 있었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은 분노하고 있다. 다만 도발적이고 정당한 거래 제안을 했을 뿐 위트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