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지진 쓰나미 "씹는 껌처럼 집이 요동쳤다"

입력 2017-09-08 16:48
멕시코 지진 쓰나미, "잠옷만 입고 뛰쳐나왔다"…한밤중 '강진 공포'

멕시코 남부서 규모 8.1 강진…최소 3명 사망한 듯

"멕시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높이 3m 쓰나미 우려



멕시코 지진 쓰나미 소식이 전해져 그 원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7일 오후(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州) 피히히아판에서 남서쪽으로 87㎞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규모 8.1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힌 것. USGS에 따르면 멕시코 지진은 오후 11시49분께 발생했으며, 진원의 깊이는 69.7㎞다. 당초 USGS는 지진의 규모를 8.0으로 공표했다가 8.1로 높였다.

멕시코 지진당국은 이번 지진의 규모를 8.4라고 발표했다. 스페인 EFE 통신은 이 지진이 멕시코 역사상 가장 강력하며 국토의 절반에서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지진으로 치아파스 주에서 최소 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멕시코 내무부가 발표했다. 마누엘 벨라스코 치아파스 주지사는 "이날 지진으로 병원과 학교 건물도 파괴됐다"고 말했다.

치아파스 주와 인접한 이웃나라 과테말라에서도 1명이 숨졌다고 현지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으나, 사실인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멕시코 강진으로 멕시코 해안에서 높이 3m 이상의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테말라, 뉴질랜드, 바누아투, 사모아,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키리바티, 투발루, 피지 등에서는 0.3∼1m 높이의 쓰나미가 우려된다. 일본, 중국, 호주 등에서도 0.3m 미만의 쓰나미가 예보된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지진 현장 근처에 사는 주민 로드리고 소베라네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이 씹는 껌처럼 흔들리고 전기와 인터넷이 일시적으로 끊겼다"고 전했다.

치아파스 주 민방위대는 트위터를 통해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여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강진이 발생한 현장 주변에서는 규모 4 이상의 여진이 6건 잇따라 발생했다.

이번 멕시코 지진은 진원에서 1천㎞ 이상 떨어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력했다.

건물이 1분 이상 흔들리고 일부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벌어지자 겁에 질린 시민들이 한밤 중에 잠옷 차림으로 거리로 뛰쳐나가 삼삼오오 모여있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멕시코시티는 1985년 이번과 같은 규모 8.1의 지진으로 최소 6천 명이 사망한 적이 있어 공포감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주민 파울라이나 고메스-울쉬너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느껴본 가장 강력한 지진 중 하나"라면서 "너무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이번 강진의 타격을 받은 과테말라의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1명의 사망과 파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면서 국민에게 진정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대사관 "한인 피해보고 아직 없어"…다수 담요차림 건물밖 피신

멕시코시티 일부 터널·붕괴 위험 도로 통제…현지언론 생방송 속보

한편 멕시코 남부 태평양에서 규모 8.0의 강진이 발생하자 많은 멕시코시티 시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이날 멕시코 강진이 대낮이 아닌 한밤중에 발생하는 바람에 시민들은 더 큰 공포감을 느꼈다.

한국 교민과 주재원을 비롯해 현지인들은 잠을 자다가 비상 대피 사이렌 소리를 듣고 건물 밖으로 신속히 대피했다.

지진 다발지역인 칠레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김모(50·여) 씨는 "예전에 들은 대로 여권을 들고 집 밖으로 나왔다"면서 "너무 무섭고 떨린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멕시코시티에 사는 다른 교민은 "아파트 천장 페인트 떨어지고 벽에 금이 갔다"며 "귀중품을 챙길 틈도 없이 가족들과 함께 담요만 챙겨 잠옷을 입은 채로 그냥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강진으로 인한 한인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신속히 안전 장소로 대피하고 여진에 대비하도록 전파했다"며 "아직 한인 피해 여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원과 가까운 치아파스 주에는 소수의 선교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대다수 교민은 진원과 상대적으로 먼 멕시코시티와 미국 국경과 가까운 몬테레이, 티후아나 등지에 많이 살고 있다.

건물 밖으로 나온 현지인들은 트인 공간에 삼삼오오 모여서 여진이 대비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서로 손을 맞잡고 안전을 기원하며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시티의 지하철 등 시내 대중교통은 큰 차질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시내에 있는 일부 터널이나 옹벽 등 붕괴위험이 있는 도로가 통제됐지만 비교적 정상적인 차량 흐름을 보였다.

멕시코 지진 쓰나미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