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경고에도…예대마진 늘린 은행들

입력 2017-09-05 17:15
'전당포식' 영업 여전


<앵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직후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고 지적한 바 있지만 이같은 행태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에도 예금과 대출이자 차이를 더 크게 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주춤하는 듯했던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시중 대형은행들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고,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이너스대출 금리도 연초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우리은행과 농협, 수협, 씨티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은행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전 수준으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국민, 신한은행도 0.05% 가량 대출금리를 올렸고, 지방은행 계열인 DGB대구은행과 광주은행의 이자율은 연 3.57%, 3.52%에 달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력으로 판매하는 마이너스대출 금리도 시중은행들은 오히려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카카오와 케이뱅크가 3%대 초반까지 금리를 낮춰 제공하고 있지만, 8월 기준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들은 소폭 금리를 올렸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취임직후 은행의 전당포식 영업행태를 비판하며 가계대출 의존을 낮추도록 했지만 영업 환경이 바뀌지 않고 있는 겁니다.

<싱크>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7월 26일 기자간담회)

"이것이 과연 은행이라고 할 수 있느냐, 심사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느냐? 지나치게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한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전당포식 영업행태라고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일리없는 얘기가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잔액기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은 지난해까지 2.17~2.19%를 유지했지만 올들어 상승폭을 확대해 현재 2.27%까지 벌어졌습니다.

상반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은행들이 하반기에도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전망입니다.

금융위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데다, 연체 이자 산정방식도 돈을 빌린 사람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