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결혼한 A와 B 부부는 남편 A의 외도로 인해 1982년부터 별거 상태로 지내왔다. 둘 사이의 자녀 세 명은 모두 아내 B가 양육했고, A는 새 살림을 차리고 살며 B에게 생활비조차 주지 않았다. B는 A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별거를 지속했고, 그러던 중 2010년 B는 병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5년 후인 2015년, A는 B가 유산으로 남긴 재산 3억 여원을 두고 자식들에게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있었던 위 소송의 쟁점은 ‘기여분’(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및 증가에 관해 상속인이 특별히 기여한 부분을 참작해 상속 금액을 가산하는 것)이었다. 법원은 “아내의 상속 재산 중 장녀와 장남의 기여분을 각각 40%씩 인정하고 나머지 20%를 각자의 상속분대로 분할한다”고 판결했다. 결과적으로 외도한 남편은 총 상속액의 6.7%에 해당하는 1920만 원의 재산을 상속받게 됐다. A와 B의 법적 혼인관계가 유효한 사실만 있을 뿐, A가 B의 상속재산에 기여하지 못한 만큼 남편에게 주어지는 상속재산 비중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기여분,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대한변호사협회 상속전문변호사인 김수환 변호사는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동안 동거, 간호 등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경우, 또는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및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부모와 자식 간에 일반적인 부양의무 이행, 배우자로서 한 일상적인 부양의 경우는 특별한 부양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위 사례는 예외적으로 어머니를 부양한 자식의 기여분을 인정한 경우다. 남편과 아내가 장기간 별거하면서 실질적으로 이혼 상태에 처해 있었고, 이에 법원은 장남과 장녀 두 자녀가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해 어머니를 헌신적으로 부양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민법 상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상속분의 50%가 가산되고, 타 공동상속인 간 상속분은 동일하다”며 “이 경우는 남편의 기여분을 배제하는 대신 자녀들의 기여분을 높게 판단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 판결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여분 청구 과정, 변호사 조력 따라 승패 갈린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기여자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에서 결정한다. 중요한 건 기여분 청구 과정에 있어 상속재산분할청구 또는 분할을 위한 조정신청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 변호사는 “기여분을 주장하는 상속인들은 흔히 소송과정에서 상속재산분할청구 없이 기여분만 주장하는 실수를 범한다”며 “타 소송에서 항변 형태로 기여분을 주장하는 경우 이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상속재산분할청구 및 조정 신청 전에는 가정법원이 기여분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상속재산 분할 과정에 기여분이 얽혀있는 경우 다양한 법리적 노하우를 보유한 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적인 이유다.
김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상속 소송은 크게 유류분반환청구와 기여분에 따른 상속재산분할청구로 나뉜다"며 "부모 자식 간 갈등 때문에 재산상속을 꺼리고, 미리 증여 또는 유언장을 작성해 두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유류분에 대한 반환 청구가 늘어나는 한편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녀가 줄어든 탓에 기여분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피상속인 사망 후 공동상속인 간 재산상 다툼이 소송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이를 사전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김 변호사는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제34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법조인으로서 이름을 알려 왔다. 지식경제부와 방위사업청에서 소송 및 자문을 담당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 ㈜도담시스템스, ㈜샘코, ㈜세안시스템 등 다수 기업의 자문 변호사로도 일해 왔다. 금융연수원과 조세연수원 등을 수료해 대한변호사회 노인법률지원 변호사, 네이버 지식in 상속 및 유언 담당 법률상담변호사, 법무부 지정 공증인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한중의 상속전문변호사로 의뢰인들의 변론을 맡아오고 있다.
특히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는 지난해 9월 (사)한국전문기자협회가 주최한 ‘제7회 한국 전문인 대상 시상식’에서 상속부문 우수변호사로 선정된 바 있다. 한국 전문인 대상은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대한민국 대표 전문인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총 19개 부문에서 김변호사를 포함해 총 22명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