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는 가까운 데 있었네…LG 유강남, 2경기 3홈런 폭발

입력 2017-09-01 23:10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14차전.

전날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LG는 이날까지 넥센에 덜미를 잡혔다가는 가을야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런 LG는 이날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 카드를 일찍 꺼내 들었다. 허프는 나흘 휴식만 취하고 예정보다 하루 일찍 등판했다.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허프가 등판한 이상 관건은 마운드가 아닌 타력이었다.

허프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승리할 수 있는 점수를 뽑아야 했다.

지난달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허프가 7이닝 무실점을 펼쳤음에도 끝내 2-2 무승부를 기록한 전력을 떠올리면 더욱 그랬다.

LG의 이러한 고민을 유강남이 단번에 해결했다.

전날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터트리며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완성한 유강남의 타격감은 이날 경기에서도 여전했다.

LG는 2회 초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안타 하나 없이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3회 초에는 안타 4개를 묶어 2점을 추가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타석에 선 유강남은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초구 낮은 투심 패스트볼(145㎞)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전날 멀티 홈런에 이은 유강남의 이틀 연속 홈런이었다.

LG는 유강남의 3점 홈런으로 6-0의 넉넉한 리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6-2, 4점 차로 끝났다. 유강남의 홈런이 없었다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LG는 그동안 거포가 없어 한점을 뽑기가 어려웠다.

거포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새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는 구단의 2군행에 불만을 품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황당한 일까지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하위 타순에 있는 유강남이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주니 LG로서는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다.

유강남은 시즌 11호 홈런으로 간판타자 박용택과 함께 LG 팀 내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LG는 유강남의 활약을 등에 업고 5위 넥센을 2경기 차로 추격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되살렸다.

유강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오늘 한 경기 잘했다고 끝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지속적으로 좋은 타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