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상공에 등장한 드론…수용수 감시한다

입력 2017-08-31 17:16


교도소 상공에 드론이 등장해 화제다.

3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안양교도소 운동장 상공을 날던 무인비행장치(드론)가 수용자의 수상한 행동을 포착하자 기동순찰팀의 무전기에 출동 지령이 떨어졌다.

이 수용자는 교도소 바깥에서 날아든 담뱃갑이 붙어 있는 테니스공을 주워 숨기려다 드론 감시망을 피하지 못하고 불과 몇 분 만에 덜미를 잡혔다.

이날 안양교도소에서 실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 '드론을 이용한 교정시설 경비 시범운영' 시연회의 한 장면이다.

법무부는 지난 7월 안양교도소, 경북 북부 제1교도소, 원주교도소의 경비시스템에 드론을 도입, 시범운영에 나섰다.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드론은 DJI사의 '인스파이어2'로 각종 센서를 장착한 최신형이다.

피사체 자동 추적 기능을 갖추고 있어 수용자의 수상한 행동을 포착해 촬영한 HD급 영상을 실시간으로 중앙통제실로 전송, 탈주나 부정 물품 전달 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장애물을 만나면 자동으로 피하고, 최대 7㎞를 날아갔다가도 조종 없이 복귀(리턴 투 홈)하는 안전기능도 갖췄다.

윤재흥 법무부 보안정책단장은 "범죄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 교정시설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리도 이런 추세에 대응해 첨단화한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교정시설에 교도관도 부족한 형편이라 향후 인력 및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드론에 의한 교정시설 위해 사례도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다.

이달 미국 미시건 주립 교도소에서는 마약과 휴대전화가 들어있는 소형상자를 싣고 접근하는 드론이 적발된 바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교도소에서 드론으로 전달받은 절단기를 이용, 수용자 4명이 도주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드론으로 드론을 막아낼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법무부는 시범운영을 통해 드론 활용의 취약점을 파악해 교정시설 방호력을 강화하는 데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안양교도소의 경우 수용자들의 일과가 시작되고 끝나는 오전 8시와 오후 4시 30분 하루 두 차례가량 드론을 띄우고 있다.

현재까지는 배터리 문제로 한 번에 최장 27분밖에 비행할 수 없고, 고도로 훈련된 조종수가 많지 않다는 점 등이 한계로 꼽힌다.

또 방어용 드론만으로는 침입하는 드론을 막아내기 어려워 주파수 감지장치, 음양·영상 감지장치, 드론 탐지 레이더, 전파교란 장치 등 교정시설 내 공중 방어 시스템 보강 필요성도 제기된다.

반재영 안양교도소 교위는 "방어용 드론으로 침입하는 드론을 막아내는 방법도 있으나 고도의 조종술이 필요한 것이어서, 공중 방어시스템 도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범운영 기간에는 드론 조종 등의 훈련을 하고, 드론의 특징과 취약점을 면밀히 파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