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년상인 울리는 소진공…미숙한 사업집행 빈축

입력 2017-08-31 14:38


[앵커]

정부가 만 19세에서 39세까지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여러 가지 청책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이른바 '청년몰' 사업은 미숙한 예산 집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김태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바로 옆에 위치한 이화여대 52번가입니다.

<스탠딩>

지난해 5월 청년상인 집합 쇼핑몰인 '청년몰'로 선정된 이대앞스타트업상점가에 나와있습니다.

이대 옆 작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소비자들을 인도할 홍보물이 필요하지만 선정된 지 1년이 지난 지금에도, 홍보용 입간판조차 하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유미 대학생

"이 근처 자주 오는데, 여기가 그런 곳(청년몰)인지는 몰랐어요. 간판도 하나 없고 그래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해 청년상인들 20명 이상을 한 곳에 모아 지원하는 '청년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청년 상인을 모집할 때 '청년몰'에 최대 15억 원까지 지원한다고 약속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지난 4월 첫 입주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지원해준 것은 임대료와 인테리어비 일부, 작은 팸플릿 제작이 전부입니다.

인근 주민들을 유인하겠다며 시작한 공연장 공사는 이번 달이 돼서야 간신히 첫 삽을 떴습니다.

<인터뷰> 청년몰 입주 청년상인

"(마케팅 컨설팅 지원은) 진행되는 게 하나도 없는 거 같습니다. 원래 한 4월에 공원 조성을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지금 공사 중이더라구요."

청년몰 사업 지원기간은 올해 12월까지, 내년 1월부터는 이마저도 받을 수 없어 자력으로 가게를 운영해야 합니다.

<인터뷰> 청년몰 입주 청년상인

"사실상 독립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조죠. 다른 가게들은 5월, 6월에 들어온 가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곳에 지원된 지원금은 점포당 약 1천만 원 정도, 사업 종료까지 4개월 밖에 안 남았지만 아직 예산의 60%가량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업 지원 기간이 1년 남짓한 상황에서 청년상인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했지만 공단의 미숙한 운영으로 사업 계획이 번번이 취소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두 달 전엔 해당 사업 담당자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청년몰 사업 관계자

"건물주들과의 문제가 좀 있어서(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대스타트업상점가는 첫 가게가 들어온 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정식 개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중순에야 문을 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점가 청년상인들은 남은 3개월 동안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