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오후 2시 주사위 던진다

입력 2017-08-31 12:56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이념논란 입장 밝힐듯…청문회 준비중단

與 '박성진 여론 악화' 고심…자진사퇴론 확산 기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자신의 이념 논란에 대해 공식 해명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31일 "오늘 오후 2시 박성진 후보자가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 등으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인 박 후보자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25일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에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박성진 초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고심하고 있다. 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까지 불거지고 여당 내 분위기도 나빠지면서 당 차원에서 박 후보자를 엄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어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박성진 후보자 본인의 해명을 들어보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진 후보자가 금명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키로 한 것도 여권의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 여당 내에서도 박 후보자 자진사퇴 불가피론이 확산하는 듯한 분위기어서 주목된다. 특히 뉴라이트 사관 문제를 놓고 "당이나 지지자 측면에서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한 의원)는 인식이 많은 상황이다.

한 재선 의원은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 기류가 완전히 돌아선 것 같다"면서 "인사청문회까지 어떻게 갈 수 있겠느냐. 자진사퇴가 맞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주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비롯해 일부 여당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청와대에 이런 당의 기류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의 이런 태도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시작되는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악재'를 조기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엄중한 현실 인식도 깔려 있다.

협치 파트너인 정의당을 포함해 야 4당이 모두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박 후보자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계속 끌고 갈 경우 여소야대(與小野大)의 현 국회 상황에서 적폐청산과 개혁입법 과제 관철이라는 정기국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박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지는 않고 있다. 당내 의견을 종합해 청와대에 전달하는 등의 조직적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섣불리 대처했다가는 단순히 박 후보자 문제를 넘어 자칫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까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전략적 스탠스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민정라인을 비롯해 인사검증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성진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