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먼저 자리를 떠서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한국투자공사는 30일 KIC의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겠다며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한국의 국부펀드인 KIC는 운용자산이 1200억 달러 넘는 글로벌 시장의 '큰 손'인 만큼 내외신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은 사장은 언론에게 상반기 수익률을 보고하고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ESG 투자 확대 등 사업계획을 밝혔습니다.
KIC의 현안 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역시나 은 사장의 향후 거취 문제였습니다.
행정고시 27회로 관가에 입문해 경제관료로서 경력을 쌓아온 은 사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 선임으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의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장 내정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기자들은 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은 사장은 "진짜 아는 바 없다. 오히려 언론인들이 아실테고, 저는 진짜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사무소 개소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눈길을 끈 건 그 다음이었습니다.
은 사장이 다른 사정이 있어서 일찍 자리를 떠야 한다고 양해를 구하며 간담회 현장을 떠난 것입니다.
초대한 기자들을 두고 조직의 장이 먼저 자리를 뜨는 경우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은 사장이 떠난 현장에 남은 기자들 사이에서 진작부터 예정됐던 기자간담회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는 건 당연하겠죠.
그리고 아마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공공기관장 인사와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청와대 경제수석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던 은 사장은 금융위원장 유력 후보로도 꼽혔고, 이제는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본인 거취를 향한 궁금증 가득한 눈초리를 뒤로 하고 자리를 뜬 은성수 사장이 향한 곳은 어디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