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자들의 스톡체크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내 상장 중국기업 가운데 시총 1위인 GRT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기자! 중국기업 취재를 위해서 직접 현지에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먼저 현지 분위기 부터 좀 살펴주시죠.
최근에 중국원양자원과 완리가 퇴출 위기를 맞으면서 중국기업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도 많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대해서 현지 중국기업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시장에서 일부 중국기업들의 회계적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 중국 기업들은 상당히 안타까워하는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이달 완리나 중국원양자원이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차이나 포비아'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다시금 부각이 되고 있는데요.
이런 용어 자체가 성실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발목까지 잡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이전에 고섬도 그랬고, 최근에 문제가 불거진 중국원양자원이나 완리도 2016년 이전에 상장된 1기 중국 기업들 이거든요.
당시에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또 기업들 스스로도 회계 투명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기 때문에 결국 최근까지도 이런 부분들이 문제가 되면서 전체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셈인데 이런 불똥이 2기 중국기업들 한테 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현실이 참 답답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전체로 일반화 시켜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다시 말해서 2016년 이후에 상장된 2기 중국기업들은 좀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제가 중국 현지를 방문해 취재한 기업은 오늘 소개해드릴 GRT를 포함해 2기 상장 중국기업 1호인 크리스탈 신소재와 이달 코스닥에 입성한 컬러레이 인데요.
이들 기업들을 포함해 국내상장 2기 중국기업들은 2분기 실적에서도 확인된 바와 같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신사업 측면에서도 성장성을 확보해 놓고 지속적인 투자와 R&D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1기 기업과는 차별성을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본격적으로 취재 내용을 짚어볼까 하는데요 GRT 이달 잠정 실적이 발표됐는데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어요. 그 배경은 뭔가요?
<기자>
6월 결산법인인데요.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매출은 2,387억원으로 1년전보다 무려 39.8%나 치솟았습니다. 말씀처럼 사상최대 매출이고요. 영업이익은 591억원으로 16.6%가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최근 3년간 꾸준히 20%를 웃도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매출이 급성장 한 이유는 신공장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정식 가동된 신공장의 가동률이 당초 목표치인 30%를 웃도는 42%를 기록하면서 매출 신장세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GRT는 기존 구공장에서 포장필름과 광학보호필름을 생산하고 있고, 제2공장 지난해 10월부터 가동된 신공장에서는 디스플레이 부품 등에 쓰이는 정밀 광학접착필름과 3D 홀로그램이나 방폭, 항균 등 기능성 필름을 생산하고 있거든요.
신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구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보다 고부가가치인데. 이들 제품의 생산능력이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을 하면서 매출 신장세를 견인한 셈입니다.
저우융난 대표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저우융난 GRT 대표
"회사는 작년 신공장 정식 가동과 더불어 고객사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자체 연구센터에서 다수의 신제품 연구개발을 진행하였으며, 그결과 점진적으로 신제품 수요량이 확대되어 신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앞으로 매출신장을 위해서는 신규공장 가동률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할 텐데요. 여기에 대한 계획은 뭔가요?
<기자>
일단 회사측은 내후년, 2019년까지 신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가동률을 단기간에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배경으로는 크게 두가지가 꼽히고 있는데요.
우선 중국 정부의 신소재 산업 육성 정책입니다.
현재 중국은 국가 전략사업 중 '신재료' 육성 분야에 경공업소재와, 특수 박막,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를 포함시키고 있거든요.
해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을 국산화 한다는 정부의 정책인데 정부가 선정한 이들 제품이 모두 GRT가 현재 생산을 하고 이는 제품들이다보니 중국 정부의 육성 정책에 직접적인 수혜 대상이 되는 거죠.
또 한가지는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필름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GRT의 강점중에 하나가 원판 필름를 자체적으로 가공해 코팅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필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GRT처럼 산업용 원판필름부터 고난도 코팅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곳은 중국 내 매출 1,000억원 이상 상장기업 가운데 두 곳 밖에 없습니다.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최다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서 시장 확대에 따라 갈수록 다양해 지고 있는 고객사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 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출 신장세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사실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로 재편되면서 그에 따른 필름 수요에도 변화가 있을 텐데요. 여기에 대한 대응책은 뭔가요?
<기자>
말씀처럼 이미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 플렉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GRT도 한국 기술진들을 영입해 OLED용 필름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연말에 OLED에 적용가능한 FCCL(연성동박적층판)필름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부지 확보 작업을 진행하고요 궁극적으로 2019년부터는 OLED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양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권혁진 GRT 기술이사
"OLED에 들어가는 핵심 필름들 그리고 핵심필름이 OLED의 상판과 하판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에 있고요 또 향후에는 투명PI라는 기판소재도 연구하는 중입니다.
개발은 현재 진행중에 있고요 중국의 대형 업체인 BOE의 경우는 내년도, CSOT(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 티안마의 경우는 내년 하반기정도에 양산 계획이 돼 있습니다. 거기에 맞게 라인 테스트를 진행중에 있고…"
<앵커>
중국 정부의 신소재 국산화 정책에 OLED 사업에 대한 투자로 성장성을 확보가 됐는데 문제는 서두에 언급한 차이나 디스카운트란 말이죠. 시장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GRT의 주주친화정책은 계속 되는 건가요?
<기자>
물론입니다. 이미 GRT는 올해 배당금을 배당기준일 2017년 6월 30일 종가의 2%로 공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대표이사 지분에 해당되는 배당금의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하는데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배당금을 종가 기준으로 정한 데 이어서 대주주의 배당금으로 자사주 매입 하겠다는 것인데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저우융난 GRT 대표
"기존의 (주주친화적인) 행보를 통하여 한국투자자들이 회사에 대하여 더 깊이 알고 이해하여 회사의 투명성 증대에 일조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동시에 본인은 차후 수령한 배당금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계획으로 주주친화 행보를 지속할 것이며 회사의 경영현황을 조기에 시장에 알릴 것입니다."
<앵커>
시가 배당에 이어서 대주주 배당금을 자사주 매입하는데 쓰겠다는 계획인데요. 자사주 매입 규모와 시기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현재 대표이사의 지분이 38.3% 입니다. 이를 결산 배당금으로 환산하면 18억7천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중에서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쓰게 되고요. 자사주 매입 시기는 배당금이 지급되는 11월 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금액으로 보면 액수가 그리 크진 않지만 대표이사의 배당금을 자사주 매입에 쓴다는 결정은 쉬운 게 아니거든요.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서 현지 취재 중에 물었더니 저우융난 대표의 말이 사실 지금 주가가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않는 것은 사업가로서 연연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의 성장성과 기술력이 시장의 불안감에 묻히는 것이 안타깝다 GRT의 주주들 역시 이런 고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대주주가 직접 나서 이런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서 결정한 일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결국 시장의 불안감 때문에 GRT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해 보려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인데.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던 기존 1기 중국기업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앵커>
일부 중국기업들의 부실문제가 견실한 다른 중국기업들까지로 지나치게 확산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