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마카레나춤 추면 체포된다?

입력 2017-08-24 03:01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도로에서 흥겹게 춤을 춘 소년이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았다고 현지 매체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14세 소년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년의 이름과 국적, 기소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사우디 경찰은 이 소년이 춤을 추는 동영상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자 신원을 추적해 체포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23일 "도로 안전에 대해 주의를 줬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험하게 하는 행위를 다시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에 소년이 서명한 뒤 석방했다"고 밝혔다.

45초 정도의 동영상 속에서 이 소년은 귀에 헤드폰을 끼고 건널목 중간에서 시종 밝은 얼굴로 춤을 춘다. 동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1990년대 중반 전 세계에서 유행한 마카레나가 삽입됐다.

이 소년이 도로 한가운데서 춤을 추자 5차선 도로가 잠시나마 '마비'됐다.

이 소년이 체포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보인다.

차량의 통행을 막았고, 공공장소에서 춤을 췄기 때문이다. 사우디에선 다른 사람이 보는 곳에서 춤을 추면 안 된다.

이달 초 사우디 경찰은 사우디 가수 압달라 알샤하니가 타이프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려고 팔을 움직이는 춤을 춘 혐의로 체포했다.

사우디에서 춤은 마약통제위원회에서 단속할 만큼 무거운 범죄로 여겨진다.

또 이 소년이 반바지를 입고 외출한 것도 체포의 사유로 추정된다. 상업도시인 제다가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이지만 사우디에선 남성이라도 외부에서 반바지를 입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