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對中투자, 제조업서 탈피해 서비스·소비재로 확대해야"

입력 2017-08-23 11:27


한중 양국이 수교를 맺은 지 25주년이 되는 가운데 그동안의 대중(對中) 투자와 관련해 향후 국내기업의 대중 투자 비중이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소비재 관련 산업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경제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제조업과 가공무역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중국의 서비스업과 소비재 관련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23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대 중국 투자 현황과 신창타이 시대 우리의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서비스산업과 소비재시장 육성 등 성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국내 기업도 중국 소비시장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고급 생활가전과 패션, 화장품 등 최종 소비재 관련 판매와 유통기능 강화를 위한 도소매업 등에 대한 투자 확대와 중국의 서비스시장 개방에 대응해 환경,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 확대를 주문했습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는 지난 1992년 수교당시 연 1억4천만 달러 규모에서 2016년 33억달러로 24배 증가했으며, 이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액인 350억달러의 9.4%에 해당합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비중이 73%로 가장 높았고, 지역별로는 베이징, 천진, 상해 등 동부 연해지역(85%)에 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중 수교 당시에는 전자부품, 섬유 등 저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글로벌 분업 생산 확대에 따라 자동차, 전기전자 등 자본집약적 업종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국내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해당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중간재, 원부자재 수출을 견인함으로써 현지시장 진출뿐 아니라 대중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2015년 우리나라 대중 수출액 1371억 달러 중 중국진출 현지법인에 대한 수출이 461억 달러로 약 33.6%를 차지했습니다.

국내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수출품목이 대부분 현지법인의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와 원부자재임을 고려할 때 대중 투자가 국내기업의 중간재 수출을 견인하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대에 기여해 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밖에 대중국 투자에 따른 배당과 로열티 등 투자 수익도 최근 5년간 연간 64억달러에서 124억달러까지 발생해 외화획득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이밖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중 투자가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저성장이라는 요인 이외에도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新常態)로 대변되는 경제적 전환기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경제구조의 고도화,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강조하면서 성장의 동력을 서비스업과 소비재산업 육성에서 찾고 있다”면서 “우리기업도 기존의 제조업, 가공무역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고부가 서비스업 등으로 대중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