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최대전력수요 기록 경신이 없는 여름이 될 전망이다. 여름철 최대전력수요 기록이 경신되지 못하는 것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여름 최대전력수요는 2012년 7천429만㎾(8월6일)에서 2013년 7천402만㎾(8월19일)로 주춤한 뒤 해마다 증가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냉방기 사용을 늘리는 곳이 갈수록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름 최대전력수요는 2014년 7천605만㎾(7월25일), 2015년 7천692만㎾(8월7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여름과 겨울을 통틀어 역대 최대치인 8천518만㎾(8월12일)를 기록했다.
올해 여름에도 지난 7월21일 8천459만㎾를 기록하며 또다시 종전 기록을 넘어설 기세를 보였으나 이후로는 8천500만㎾ 고지에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 7월 정부가 올해 여름에는 무더위와 누진제 개편으로 최대전력수요가 작년보다 132만㎾ 증가한 8천650만㎾로 예상된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올해 여름 최대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밑돈 것은 정부의 수요관리와 날씨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최대전력 경신 가능성이 있던 지난달 12일과 21일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시장 제도에 가입한 기업에 수요감축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은 미리 계약한 범위 내에서 절전에 나섰고 전력수요가 더 치솟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7말8초'(7월 마지막주·8월 첫째주)에는 연일 폭염이 이어졌지만, 본격적인 휴가철과 겹치면서 냉방 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
막바지 더위가 몰아치곤 하던 '7말8초' 직후에는 전국적으로 하루걸러 비가 내렸다.
대개 여름에는 휴가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폭염 속에서 집중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하는 8월 둘째·셋째 주에 최고전력수요 기록이 나오는데 올해는 비 때문에 냉방 수요가 덜 몰린 것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열대야가 열흘 정도 계속 이어져야 열 기운이 쌓이면서 최대전력수요가 경신되는데 올해는 띄엄띄엄 비가 오면서 열기를 식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이 최근 많이 늘어난 것도 전력수요 억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7~9월 정부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산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지원 이벤트를 펼칠 때 고효율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었다. 당시 소비자에게 준 환급액 596억원 가운데 에어컨 관련 금액이 444억9천만원으로 가장 많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