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을 ‘헤븐조선’으로

입력 2017-08-18 15:06
얼마 전 한 SNS에 어느 대학교수의 글이 올라왔다. 명문대학에 재직 중이며 유학파인 그의 글은 서두부터 파격적이었다.

“이 땅을 ‘헬조선’이라고 명명하기 이전에, 당신들의 부모를 살펴보았는가?”

그는 글을 통해 이 땅의 젊은이들이 비난하는 ‘헬조선’ 역시 기성세대가 이룬 터전임을 주장하며 ‘헬조선 열풍’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었다. 어째서 피땀으로 나라를 일군 부모 세대의 유산을 그저 꼰대문화로 치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글은 많은 이용자들에게 공유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글 중 단연 흥미로웠던 대목은 대한민국 기업들의 과거사를 언급한 부분이었다.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전무하던 시절, 그들은 이웃나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우고 들여와 하나하나 개척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에 뿌리내린 기업들의 헝그리정신은 호도한 채 그들을 비인간적인 집단으로만 모는 세태는 타당치 못하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간 많은 이들이 헬조선 열풍에 동참했던 것은 사회적 풍토가 대기업을 위시하여 학연과 지연, 그리고 물질만능주의 등으로 흘렀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을 자본의 논리로 해석하는 가치관 탓에 개개인이 가진 숭고한 정신은 가차 없이 묵살되곤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언급한 기업사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과거 한국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발판에는 기업들의 충만한 기업가정신이 분명하게 작용하였다. 과거 그들에게는 나라의 경제를 성장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확고한 믿음과 소망이 공존했다. 그 절실함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으로 올라선 유일한 나라’, ‘500원 짜리 지폐 하나로 세계적 조선강국이 된 나라’, ‘초고속 경제성장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낸 나라’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여서는 안 된다. 임금 인상 및 청년실업 문제가 산재해있는 현 한국사회는 과거 우리 기업이 가졌던 불굴의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앞서 소개한 교수의 글이 인터넷 상으로 화제를 모은 후 그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 벌어졌다. 스스로를 그와 같은 사회적 지위의 동년배라 소개한 혹자는 가장 풍요로웠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오만이라며 그를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타깃이었던 젊은 층 역시 큰 반발심을 보이며 설전에 동참하였다.

사실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더 못 살고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세대를 양분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는 건 단편적인 시각이다. 중요한 것은 2017년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 모두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불굴의 의지로 기업의 주춧돌이 되었던 우리네 아버지들은 지금 정년퇴직의 기로에 서있거나, 이미 희망퇴직자 명단에 올라 있다. 그런 아버지들을 목도한 자식들의 선택지가 공무원 시험인 것을 어찌 탓하겠는가.

과거 자신의 이익과 나라의 성장을 함께 도모했던 일꾼들의 정신이 필요하다. 그들의 기업가정신이 무력한 우리 사회 전반에 깃듦으로써 무너져가는 가치관을 바로 세워야 한다. 건강한 교육을 받은 정직한 이가 성실히 일한다면 얼마든지 길이 열리는 배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 비옥한 토양을 차세대에게 물려주는 일이 지금 우리에게 당면해 있다.

다만 문제는 우리 부모세대가 일구어 온 정신적 가치를 전수하고 이어나갈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자국민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고취시키고자 다양한 교육과 지원책을 두고 있는 선진국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정부, 학교, 공공 그리고 민간단체에서 차츰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지원을 늘리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다. 현재 세계 속의 한국은 산업 및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정체되어 있다.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과거로부터 전해져오는 기업가정신을 퇴색시키거나 훼손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헬조선 논쟁은 지식인 계층 간의 의견 충돌, 혹은 세대 간의 소모성 언쟁으로만 끝이 나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의식을 가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헬조선’을 ‘헤븐조선’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세대 구분 없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함께 나아가다보면 머지않아 터널 끝의 빛 한 줌이 모두에게 비칠 것이다.



<작성자 : 한국기업가정신협회 김광열 회장>

한국기업가정신협회는 대한민국 CEO 경영 철학 계승 전략인 '스타리치 기업가정신 플랜' 및 스타리치 어드바이져와 한국경제TV가 주최하는 '김영세의 기업가정신 콘서트'에 대하여 전문가 지원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라는 슬로건을 기반으로 차세대 기업가 육성,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융합 네트워크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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