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돼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이 17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속행공판에 출석해 문체부 산하기관으로 인사 발령을 받은 과정을 증언했다.
진재수 전 과장은 유진룡 당시 장관의 명령대로 2013년 7월 승마협회 내부 갈등과 비리 등을 조사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같은 날 최순실씨 측 인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로부터 협박성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고, 문체부 소속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좌천됐다는 설명이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마지막 변론에서 자신도 이 사건에 휘말려 2014년 7월 물러났고 이후 문체부 장·차관 등 요직에는 최씨가 추천한 인물들이 연달아 임명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된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 전 과장 사건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유 전 장관은 당시 헌재에서 "최씨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찍어내기 인사'는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