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비너스 나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저돌적으로 고백하는 편이에요"[인터뷰]

입력 2017-08-17 10:21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또 한 번 없앴다. 초반에는 '발연기'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점점 발전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준 헬로비너스 나라. 그녀는 SBS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이하 '수트너')'에서 검사 차유정 역을 맡아 첫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차도녀 면모와 사랑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보여준 그녀를 서울 모처에서 만나봤다.

Q. 데뷔해서 첫 정극 도전이었다. 이번 역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오디션을 보고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준비해 본 연기가 있냐고 물어보길래 '수트너' 전에 혼자서 대본 프린트해서 드라마, 영화 따라 해보던 것을 했다. '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연기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더니 대본을 4개 정도 프린트해오더라. 카메라로 찍어보면서 연기를 했다. 한참 지나도 말이 없길래 떨어진 줄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회사에서는 혹시 나에게 말했는데 엎어지거나 변경됐을 때 거기서 오는 실망감이 클까 봐 그랬다고 하더라. 처음에 기사를 보고 안 믿겼다. 이번에도 오디션에서 떨어진 줄 알고 '활동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기사로 접하고 굉장히 놀랐다.

Q. 차유정 캐릭터의 어떤 점에 끌렸나?

A. 캐릭터를 처음 보고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욕심이 생겼다. 유정이는 외형적인 모습은 도도하고 차갑고 뻔뻔하고 그렇다. 나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말을 안 나눠보면 차가울 것 같고, 성격 좀 안 좋을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나는 털털하고 여성스럽지 못하고 계산적이지 않은 편이다. 그런 면은 유정이랑 비슷한 것 같다. 유정이도 자기 사람이랑 있을 때는 매력적인 모습이 많았다. 그래서 그 캐릭터를 이해하기가 조금은 쉬웠다.

Q. 그런 유정이지만 '이것만큼은 이해가 안 갔다'라는 게 있나?

A. 지욱이와 은혁이랑 10년지기 친구인데 지욱이랑 연인 관계였을 때 은혁이랑 바람을 피웠다. 그런 부분이 나와 많이 다르다. 연애에 있어서 비슷했던 점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재지 않고 고백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게 닮았지만 마음이 흔들리고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나는 확실히 정리되어야지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Q. 어떤 차유정을 표현하고 싶었나?

A. 감독님이 나에게 숙제를 내준 게 있었다. 아이돌로 활동을 했고 연기에 첫 도전을 하는 거라 한 부탁이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저 친구가 아이돌이구나'라는 반응보다는 '아이돌이었어?'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헬로비너스 나라가 아니라 권나라로 보여졌으면 한다고 했다.

Q. 검사 역이어서 힘든 것이 있다면?

A. 부담감과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검사는 나와는 거리가 먼 직업이었다. 법원에도 가보고 법정 장면이 주로 많이 나오는 드라마도 챙겨봤다. '어떻게 하면 검사처럼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교정을 해서 이에 붙여 두는 유지 장치가 있었다. 그게 있으니까 발음이 안 좋은 것 같아서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그걸 뗐다.

Q. '수트너'를 하면서 부담이나 고민을 누구랑 나눴나?

A. 나는 혼자 끙끙 앓는 편이다. 그런 모습을 감독님이 보시고 먼저 연락이 왔다. "유정아 너무 그렇게 할 필요 없어. 현장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완벽하게 하겠다는 부담 없이 여러 번 시도를 해보면서 하는 게 어떨까?" 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아이돌 활동이랑 다른 점이 이런 것인 것 같다. 무대는 정해진 한 무대를 위해서 긴 시간 연습을 하면서 여러 번 시도를 해볼 수 있다. 드라마는 매번 다른 장면을 찍어야 하니까 그게 걱정이었다.

Q. 감독의 조언을 들은 이후 변한 건가?

A. 처음에는 와닿지 않았다. "어떻게 즐길 수 있지? 준비가 되어야 즐길 수 있지 않나?" 싶었다. 활동을 했을 때도 연습을 하면 할수록 그 무대에서 즐길 수 있다. 그동안 연습한 게 없어서 잘 안 되더라. 기초가 없고 기본적으로 다져둔 게 없는데 갑자기 운이 좋게 '수트너' 유정을 맡아 버리니까 부담감이 커지고 여유가 안 생겼다. 그러면서 나를 많이 괴롭혔다.

Q. 뭐가 그렇게 긴장이 됐나? 무대 위에 선지는 벌써 6년이다. 연기가 처음이라 그렇게 긴장을 한 건가?

A. 잘 하고 싶은 그 마음이 너무 컸다. 나는 완벽주의자가 되고 싶어 한다. 새로운 걸 할 때 책임감이 커서 완벽하게 하고 싶다. 마지막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좌절을 하기도 하면서 많이 혼자 고뇌하는 스타일이다. 무대에서만 서고 그래서 촬영장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앞으로 헬로비너스 나라, 그리고 배우 권나라의 좋은 모습을 많이 보려주려고 한다.

사진/ 판타지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