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 등장에 상품고민 빠진 보험업계

입력 2017-08-14 17:09


수술 앞둔 실손의료보험

<앵커>

정부가 건강보험으로 모든 진료비를 보장하겠다는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발표했는데요.

정책이 시행되면 민간 실손의료보험의 역할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업계는 상품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22년까지 건강보험으로 모든 병원진료비를 보장하겠다는 새 복지정책, 일명 문재인케어.

건강보험으로 병원 진료 취약층까지 모두 끌어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민간 보험사들은 당장 상품을 어떻게 바꿔야 할 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건강보험에서 단계적으로 모든 비급여항목을 보장할 경우, 그 동안 건강보험과 병행돼 왔던 민간 실손보험은 역할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현 실손의료보험 상품은 질병과 상해로 인한 치료를 보장하고, 각종 특약을 추가했을 때 도수치료나 주사치료까지도 보장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새 정책에 맞춰 기존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특약을 세분화하거나, 급여화 되는 부분은 아예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향후 출시할 상품은 진료비나 수술비 보장이 아닌, 요양 등 건강 회복과 관련된 보장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터뷰] 보험업계 관계자

"현재 단독실손보험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성은 당연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구체적으로 쪼개진다던가 아예 특약에서 없애거나…"

다만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인 3,400만명에 달하고, 이들이 가입한 상품도 천차만별이라 개편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합니다.

문제는 기존 가입자 중 해약을 하는 사례가 늘거나, 향후 새 상품이 나오더라도 보장범위가 줄어 판매율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인터뷰] 보험업계 관계자

"실손보험의 효용성은 급여화가 많이 진척되는 상황이 되면 분명 효용성은 지금보다 많이 떨어질테고, 계약자들이 유지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야…"

이번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을 줄이면서 손해율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손의료보험 수요 감소로 이어져 보험사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